매일신문

"늘 아내에 미안했는데…이젠 잘 살거예요"

구미 다문화 부부 5쌍 백년가약

구미지역 다문화부부 5쌍은 23일 구미파크호텔에서 백년가약을 맺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약속했다. 구미
구미지역 다문화부부 5쌍은 23일 구미파크호텔에서 백년가약을 맺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약속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혼례를 올리지 못한 구미지역 다문화부부 5쌍이 백년가약을 맺었다.

구미시가 주최하고 구미시여성단체협의회가 주관한 '다문화부부 사랑의 합동결혼식'이 23일 구미 파크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중국인 3명, 베트남인 2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은 하얀 면사포를 쓰고 가족과 친지 등 300여 하객들의 축복을 받으며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날 결혼식은 조명래 구미교육지원청 교육장의 주례로 진행됐다. 이들 부부는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다짐했다.

구미시다문화가족센터 결혼이주여성들로 구성된 어울림예술단의 필리핀 전통춤 공연을 시작으로 결혼하는 5쌍을 위한 축가가 이어지면서 결혼식 분위기를 돋웠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이재훈(29)'자징징(30'중국) 부부는 일본 유학생활 중 같은 전문학교에서 만나 1년 6개월 동안 사랑을 키워오다가 2010년 4월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김영조(37)'차오위란(24'중국) 부부는 중국 현지 공장에서 직장 동료로 만나 3년간 열애를 한 끝에 2010년 부부가 돼 딸아이를 낳고 도량동에서 살고 있다.

특히 남성호(47)'쩐빛쩜(27'베트남) 부부는 신부 친정 부모를 초청해 결혼식에서 깜짝 상봉하는 감격의 자리를 마련해 하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황재군(44)'고우첸(34'중국) 부부는 "어렵게 만나 생활을 이어오다 보니 결혼식을 올릴 시기를 놓쳐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며 "항상 관심으로 지켜봐 주고 결혼식까지 준비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행복하게 잘 살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결혼식을 마친 부부들은 제주도로 2박 3일간의 신혼여행을 떠났다.

이날 결혼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구미경찰서,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LG경북협의회, 구미차병원 등에서 가전제품과 건강검진권 등을 지원했다.

구미시여성단체협의회는 2009년부터 '다문화부부 사랑의 합동결혼식'을 열어왔다. 결혼식을 올릴 다문화부부들은 각 읍'면'동에서 신청을 받아 선정했다.

황영해 구미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결혼이주여성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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