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문화인프라 사업 곳곳 '삐걱'

문화창조발전소, 공연창작파크, 창작교류센터… 벌리기만 하고 수습은 뒷전

대구시가 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각종 사업들이 늦춰지거나 무산 위기에 처하는 등 파열음을 내고 있다. 대구 중구 수창동에 건립 중인 문화창조발전소. 사진
대구시가 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각종 사업들이 늦춰지거나 무산 위기에 처하는 등 파열음을 내고 있다. 대구 중구 수창동에 건립 중인 문화창조발전소.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시가 추진 중인 문화 인프라 구축 사업이 곳곳에서 삐걱대고 있다. 9월 개관 예정인 문화창조발전소는 개관 후에도 상당 기간 운영 공백이 우려되고, 공연 인프라 개선을 목표로 했던 창작교류센터와 공연R&D허브센터는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알맹이 빠진 문화창조발전소

10일 오후 대구 중구 수창동 문화창조발전소 리모델링 공사 현장. 뼈대만 남은 건물 외벽에는 도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건물 바닥과 천장 마감 공사를 하는 인부들은 바쁘게 손을 놀렸다. 9월 개관 예정인 문화창조발전소의 공정률은 67%. 총 사업비 16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9천915㎡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되며 전시실과 도서관, 강연실,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스(거주시설)가 들어선다. 대구시는 9월 20일부터 열리는 대구사진비엔날레를 개관 기념행사로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개관 3개월을 앞두고도 누가 문화창조발전소를 운영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전시장을 채울 콘텐츠나 누가 입주할지도 오리무중이다. 건물만 짓고 알맹이는 빠진 셈이다. 대구시는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끝난 이후에 운영 주체를 결정할 계획이어서 당분간 운영 공백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시는 문화창조발전소의 운영을 대구문화재단 내에 별도의 팀을 꾸려 운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업체 관계자는 "건물 준공이 끝나는 대로 관리 주체에게 인수인계를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얘기가 없다"며 "인수인계가 늦어지면 완공 시기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답답해했다.

◆벌리기만 하고 수습은 뒷전

공연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첨단 공연산업을 키우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공염불이 될 처지다.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 내에 건립키로 했던 공연창작파크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무산 위기에 처했다. 시는 기존의 공연창작파크를 차세대 '공연R&D허브센터'로 명칭을 바꾸고, 3D와 R&D 기능에 초점을 맞춘 연구기관으로 용도도 바꿨다. 사업비 규모도 451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하일 경우 정부의 예비타당성 심사를 피할 수 있기 때문. 대구시는 지난달 초 대구경북연구원에 시 정책과제로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했다.

문제는 '돈'이다. 대구시는 부지 매입비 98억원을 시가 부담하고, 공사비 등 353억원을 국비로 요청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문화 관련 사업을 정부가 전액 국비 사업으로 추진할 리 만무하기 때문.

대구 중구 수창동에 들어서는 창작교류센터도 3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설계안은 2009년 나왔지만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324석 규모의 공연장 겸 연습장과 연습전용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사업비 190억원 중 국비 등을 제외한 93억원은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우선 지금까지 확보한 42억6천만원으로 올 연말쯤 공사 발주를 한다는 계획이지만 남은 사업비에 대한 대책은 없다. 더구나 구체적인 운영계획도 없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문화창조발전소와 시민회관, 대구문학관, 범어문화예술거리 등 문화 관련 시설들의 운영 방식을 두고 대구경북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준 상태"라며 "공연창작파크와 창작교류센터 건립 예산 확보가 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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