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기업은 동반성장에 더 노력하라

동반성장위원회가 어제 발표한 56개 기업의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는 국내 대기업의 상생 노력이 기대 이하임을 보여준다. 평가 결과 조사 대상 기업 중 23개 기업이 '보통', 7개 기업이 '개선' 등급을 받았다.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이 상생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은 업종별로 동반성장을 주도해온 대표 기업이다. 그런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동반성장에 대한 국내 대기업의 인식 수준이 전반적으로 매우 낮다는 것을 방증해 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기업은 동반성장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죽으면 대기업은 물론 국가 경제가 절대로 건강해질 수 없다. 중소기업의 도태는 종사자의 소득 감소와 실업을 낳고 이는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며 결국은 대기업의 매출 감소로 돌아온다. 이런 점만 봐도 상생은 대기업 자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대기업의 상생 노력을 계량화해 발표하는 것은 의도와 달리 대기업 '줄 세우기'나 '망신 주기'가 될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동반성장위에 여론이 지지를 보내는 것은 그만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동반성장을 외면하면 해결 방법은 비시장적 힘을 동원한 수술밖에 없다. 이를 초래한 것은 대기업 자신이다.

이번 조사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무수한 대기업이 조사에서 빠졌고, 자금 지원에 더 큰 비중을 둔 평가 방식과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 지원 노력에 대한 소홀한 평가 등은 문제다. 그러나 이는 개선해 가면 되는 문제이지 동반성장 노력의 평가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못 된다. 대기업은 이번 조사에 대해 불만을 갖기보다는 동반성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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