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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살아있는 충효정신의 보고(寶庫), 영천 임고서원

효(孝)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하여 왔으며 인륜의 중요한 덕목이다. 맹자는 효에 대하여 부모님께 효도를 함으로써 사람들을 사랑하게 되고, 사람들을 사랑함으로써 다시 만물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켜 나가는 사람은 이 세상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부모에 대한 효는 세상을 바르게 변화시킬 근본적인 힘이 된다.

한편 충(忠)은 과거에는 왕에 대한 무조건적인 헌신을 의미했지만 오늘날에는 맡겨진 일에 대해 그 뜻에 어긋남이 없이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기 성실'과 다름이 없으며 이것의 발현으로 인간관계에서는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고갈을 걱정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충(忠)이야 말로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경북 영천시에서 재조명하고 있는 포은 정몽주 선생은 꺼져가는 충효정신의 불길을 다시 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키다 순절한 포은 선생에 대해 조선 정종은 그 충절을 높게 평가하여 '문충(文忠)'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또 충절뿐만 아니라 효심도 남달랐던 포은 선생은 1355년에 부친상을 당하여 묘 곁에서 3년상을 치르고 그 후 1365년에 모친상을 당하여 역시 3년상을 지냈다. 이에 지극한 효성이 널리 알려져 공양왕 원년(1389) 우항리에 '효자리'(孝子里)라 새긴 비가 세워졌다. 이 비는 오랜 세월 우뚝 서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식된 도리를 일깨워주었다.

오늘날 나타나고 있는 사회 병리현상은 결코 물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인간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영천시에서 추진 중인 임고서원 성역화 사업은 포은 선생이 줄 수 있는 최고의 가르침을 전해줄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도리를 잊고 사는 현대인에게 자신을 되돌아 볼 기회를 줄 것이다. 임고서원에서 울려 퍼지는 포은 선생의 가르침이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메아리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영석 영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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