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의 작품전이 P&C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배의 작품에는 검은 획이 주인공이다. 관람객들을 빨아들일 듯한 검은색은 깊은 울림을 준다. 이것은 표면에서 이미지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점점 깊이 있게 들어가는 색이다. 마치 먹을 머금은 화선지처럼 말이다.
작가는 '시간과 행위를 정지시키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특정한 형상을 위해 그린 것이 아닙니다. 손이라는 신체와 붓이 만나 만드는 추상성을 통해 그림이라는 순수성에 접근하고자 하는 것이죠."
작가는 숯 그을음으로 만든 검은색을 바른 후 그 위에 밀랍을 섞은 용제를 바른다. 이 과정을 되풀이하면 검정은 층을 이루고, 사람을 깊이 빨아들인다. 흰색과 검은색의 대비는 팽팽하게 긴장감을 유발하고, 여러 개의 층으로 겹겹이 쌓인 검은색은 미묘한 흔들림으로 느껴진다. 작가의 시간과 '그린다'는 행위도 밀랍 속에 봉인됐다.
작가는 오랫동안 검은획을 통한 사유를 해오고 있다. 1990년 이후 프랑스 파리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의 신작을 감상할 수 있다. 010-9140-6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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