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반가운 헌혈 증가, 관리 또한 철저해야

올 들어 헌혈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만성적인 혈액 부족을 경험해온 상황에서 최근의 헌혈자 증가 추세는 여간 반갑지 않다. '세계 헌혈자의 날'인 14일 대구 지역 10개 헌혈의 집에는 헌혈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헌혈을 통한 이웃 사랑 실천에 시민 공감대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다행한 일이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올 1~5월 대구 지역 헌혈자 수는 약 9만 6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가량 늘었다. 헌혈자가 증가한 덕에 매년 부족을 겪었던 혈액이 적정 보유량인 5~7일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다만 헌혈자의 80%가 10대, 20대 청소년층이라는 점이 안타까운 부분이지만 갑작스러운 혈액 부족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중장년층도 보다 적극적으로 헌혈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 없지 않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10월 대한적십자사의 혈액 보유량이 1.6일분까지 떨어져 심각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특히 만성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는 O형과 A형 혈액 보유량은 각각 하루분 이하까지 내려가면서 일부 병원들이 혈액 수요가 많은 수술을 연기하는 등 비상 상태에 몰리기도 했다.

현재 수혈용 혈액은 헌혈을 통해 자급자족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의약품의 원재료가 되는 혈장 성분의 경우 외국에서 상당량 수입하고 있다. 수입 금액만도 한 해 400억~500억 원에 이른다. 이처럼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에서 혈액 수급을 맞추려면 연간 300만 명이 헌혈에 참여해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다하게 혈액을 쓰는 현행 수술 과정을 개선하면 혈액 부족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수술을 앞두고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조혈제'철분제를 투여하면 혈액 과소비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혈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위험 또한 높은 만큼 무턱대고 무수혈 수술법을 강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어떻든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혈액 관리가 요구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은 2003년 이후 혈액 정보 관리 시스템과 혈액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혈액을 관리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진일보한 관리 방식이다. 하지만 수많은 헌혈자들이 제공한 소중한 혈액이 낭비되거나 제때 공급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고 혈액 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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