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6·25 62주기

일본 아사히 신문 외신부장 출신 작가인 도모노 로(伴野 郞)가 쓴 소설 'K 파일 38'은 일본 재벌들이 미국의 특정인과 접촉한 데서 6'25가 발발했다고 쓰고 있다. 도모노 로는 소설 '코리아 파일 38'에서 이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려던 야망과 패전국 일본의 참담한 경제 부흥이라는 특수 목적이 맞아떨어지면서 비극적인 6'25가 발발했다고 썼다.

연합군 최고사령부 GHQ(Gen eral Headquarters)에 보관된 맥아더 파일을 소재로 한 도모노 로의 소설 서문에는 이와 관련된 증거를 다 가지고 있지만 소설 형식으로 6'25 발발 원인을 다뤘다고 밝히고 있다.

한때 이 소설은 해방 후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 수정주의 입장을 견지한 역사가 브루스 커밍스 교수나 한국전쟁 미국 책임론이라는 관점을 보였던 I. F 스톤 등의 주장과 얽히면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한국전쟁과 관련한 스탈린 김일성 모택동 사이의 전쟁 준비 과정과 전쟁 수행에 관한 기밀 문서들이 나오면서 사실이 아님이 입증됐고, 브루스 커밍스 교수 등은 상당 부분 자신의 주장을 수정한 새로운 논문들을 발표하고 있다.

왜냐하면 당시 상황들은 인민군 전력이 남한군 전력에 비해서 월등했다. 또 남한에 제일 가까운 일본에 주둔한 미군 전력은 치안 유지 수준으로 감축되어 있었고, 북한의 인민군 전력에 대항할 만한 전력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미군 본토 전력의 이동과 전쟁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객관적인 증거 등이 있어서 도모노 로의 코리아 파일 38은 그야말로 픽션에 불과함이 밝혀졌다.

전쟁은 악이다. 그렇게 모든 것을 허물어뜨린 6'25가 발발한 지 오늘로 62년째이다. 국가기록원은 6'25전쟁 희귀 해외 기록물을 공개하고, 행정안전부는 전후 2세대가 흘러가면서 해이해진 안보 의식을 강화하는 교육을 편다고 한다.

6'25 와중에 영국 타임스는 남한에서 민주주의를 기다리는 것은 마치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했지만 대한민국은 기적처럼 세계 7번째로 20-50 클럽에도 가입했고, 민주주의도 꽃피우고 있다.

6'25 62주기를 맞는 2012년, 다시는 전쟁이 없는 나라로 안보 의식을 강화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며 외교적인 실리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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