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수확일이지만 품앗이로 덜 힘들었어요."
지난달 29일 예천군 풍양면 낙상 3리의 감자 수확이 있는 날. 뙤약볕이 내리쬐는 밭에서 온 종일 수확한 감자를 분주하게 담고 옮기고, 들어다 붓고 하는 들일이 한창이었다. 인원 20명에 주어진 일감은 감자밭 2천400㎡이었다. 풍양면 낙상3리 고재석(58) 씨의 감자밭에서 온종일 발품, 손품을 보탰다. 이미 수확을 끝낸 밭은 바로 밭을 갈고 콩을 심는다.
주민 홍성일(38) 씨가 경운기를 이용해 넓은 밭을 갈아엎었다. 그랬더니 씨알만 한 감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꾼 아주머니 한 사람 당 두세 골씩을 맡아 씨알 좋은 감자를 주워담기 바빴다. 이날 감자 수확에 참가한 아주머니들은 매 끼니와 참이 제공되며 일당은 5만원이었다.
밭 한쪽에서는 가스통을 연결해 야외부엌이 즉석에서 만들어지고 일꾼들 참을 위해 밭주인 홍태숙(54) 씨의 손이 바쁘다. 주인 인심이 좋아 삶은 문어와 초장, 강원도에서 공수한 도루묵과 골뱅이무침, 시원한 막걸리와 미숫가루, 수박 등 먹을거리가 큼직한 아이스박스에 시원한 얼음으로 채워진 채 제공됐다.
이날 수확한 감자는 계약 재배로 수확과 동시에 팔려나가고, 남은 감자는 주인의 저장고에 남겨둔다. 곳간에서 인심 나듯이 아주머니들 손에는 감자 한 포대씩이 주어진다. 감자를 걷어낸 밭을 갈아 콩을 심어둔 다음 날 충분한 양의 단비가 내렸다. 거북이 등가죽 같이 쩍쩍 갈라진 가뭄으로 농민들의 타들어가는 마음을 적셔준 단비가 무척 고맙게 느껴진 하루였다.
글'사진 김태양 시민기자 sun033rio@nate.com
멘토: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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