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은 억울한 감정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오래 참아서 가슴 답답함 등의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되는 질병을 말한다. 1996년 미국정신과협회는 화병을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으로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공인했다.
화병은 한국에서도 중년 부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에 기인한다. 인내와 절제, 양보를 미덕으로 삼아 심리적인 갈등을 속으로만 삭여야하는 문화적 배경이 바로 그 것이다. 배우자 및 시댁 식구들과의 갈등, 과도한 업무, 사업실패, 자녀의 비행이나 시험낙방, 자신의 오랜 지병, 주변인의 갑작스런 사망 등의 이유로 인해 발생된 억울한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제하는 가운데 화병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화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중년층 뿐만 아니라 10, 20대에도 화병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0대는 진학, 성적과 관련된 극심한 학업스트레스, 20대는 취업 스트레스 때문에 화병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 시기에 시작된 화병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무기력증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결국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히는 증상, 가슴이나 목에 뭉쳐진 덩어리가 느껴지는 증상, 무엇인가 치밀어 오르는 증상, 몸이나 얼굴에 열이 오르는 느낌, 급작스러운 화의 폭발 혹은 분노 등의 증상이 주가 된다.
부가적으로 두통'어지러움'소화불량'우울'불안'신경질'짜증 등도 나타난다. 대부분 환자들은 전중혈(양 유두 사이의 중간 부분) 부위를 누르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장기간 쌓여 심장에 부담을 준다는 뜻이다.
가슴에 화가 쌓이게 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유법 하지만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만약 정도가 심해서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면 상담치료나 한약치료 등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가 자주 반복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가슴 부위에 안 좋은 독들이 쌓이게 된다. 앞서 말한 전중혈 부위의 통증, 심장이 자주 두근거리거나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거나 한숨을 잘 쉬거나 하는 등 증상도 같은 맥락이다.
한의학에서 인체의 다른 부위는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유독 가슴과 머리 부위는 시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복된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이 답답해지게 되면 가슴 부위에 열이 생기고, 기혈 소통이 막혀 머리에도 열이 생긴다. 스스로 조절이 안 된다면 전문가와 상담하고, 복진과 뇌기능 검사들을 통해 적절한 처방을 찾아내 일정기간 치료해야 한다.
해아림한의원 김대억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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