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건대학교가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지구 반대편 중앙아메리카 대륙에 치기공 기술을 수출한다.
대학 측에 따르면 온두라스, 과테말라, 파나마 등 6개 공화국으로 이루어진 중미 지역은 치기공 분야의 사각지대로 꼽힌다. 전공자를 양성하는 교육시설뿐 아니라 관련 산업체도 전무한 실정이다. 대구보건대는 이 지역을 교두보로 치과기공 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대구보건대 관계자는 "중미 치기공 산업을 개척하면 미국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미국 치과의료계에선 치과보철물을 구입하기 위해 인건비가 싼 중국에 제작요청을 많이 하는데 치과보철물이 도착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려 불편이 많다. 반면 중미는 미국과 가깝고 인건비도 싸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대학 측은 이를 위해 먼저 온두라스국립대학교 치과대학 재학생들을 초청, 기술교육을 실시한다.
학생 등 13명으로 이뤄진 온두라스국립대 일행은 이달 6일부터 21일까지 대구보건대 내 '글로벌덴탈교육센터'에서 80시간 동안 실습교육을 받는다.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들이 교육을 담당하고, 대학 내 글로벌역량강화센터가 외국인 학생들의 문화 활동과 숙식 등을 맡는다.
대구보건대가 치기공 기술의 해외 수출에 눈을 돌리게 된 데는 한인 선교사 홍삼열(47) 씨의 역할이 컸다.
대구보건대 치기공과를 졸업한 홍 씨는 2010년 2월 미국에 거주하는 지인의 요청으로 온두라스 제2의 도시 산페드로를 방문했다. 이 도시에는 치과병원이 300여 개 있지만 치과기공소는 15군데에 지나지 않았고 이마저 제대로 된 시설이나 기술자는 없었다. 이 때문에 치과에선 치아보철물을 사용할 수 없었고, 의사들이 직접 제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홍 씨는 2010년 10월 처음으로 온두라스국립대에 치과기공학 개론과정을 만들어 강의했고, 현지 치과대학교 학생 300명이 교육을 받았다. 이렇게 되자 이 대학교는 내년 9월 중남미에서는 처음으로 치기공학과를 개설하기로 결정하고, 강의동과 실습실 신축에 착수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 씨는 "학과 개설을 위해 대구보건대 치기공과의 커리큘럼과 시설을 참고하고, 학과 운영 노하우를 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온두라스국립대는 내년 치기공학과 개설과 동시에 대구보건대 졸업생을 학과 조교로 초빙하고 현지에서 치과기공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대구보건대는 온두라스국립대 학과개설'운영을 지원하는 한편 중미지역 치과기공사 면허제도에 대한 노하우도 전수할 계획이다. 양 대학교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MOU를 연내 체결하기로 했다.
6일 대구보건대에서 치기공 실습을 시작한 온두라스국립대 치과대학 5학년 미겔(25) 씨는 "한국에서 열심히 교육을 받아서 몇 년 후에는 온두라스에서 치기공학과 교수가 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대구보건대 김정숙 글로벌덴탈교육센터장은 "온두라스국립대와의 교류를 통해 우리 대학이 중미지역 치과기공산업에 진출할 뿐 아니라 중미 현지인을 고용한 미국시장 개척, 아프리카 등 제3국에 치과기공산업을 전파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며 "우리 대학 졸업생이 이들 나라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추미애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 공감"
지방 공항 사업 곳곳서 난관…다시 드리운 '탈원전' 그림자까지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
李대통령 지지율 54.5%…'정치 혼란'에 1.5%p 하락
정동영 "'탈북민' 명칭변경 검토…어감 나빠 탈북민들도 싫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