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김재범, 김지연, 양학선, 김현우, 황경선….'
한여름 밤 잠을 설치게 한 이름들이지만, 수백 번 불러도 자랑스럽기만 한 우리 선수들이다. 비록 모두가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245명의 태극전사가 런던에서 보여준 열정과 투혼은 한여름 밤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며 폭염을 날려버리는 청량제 같았다.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세계 5위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금의환향했다. 애초 '금메달 10개-세계 10위'의 목표를 웃돈 쾌거였다. 역대 최다 금메달을 작성한 2008년 베이징 대회(금 13개)와 동률의 성적을 기록,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금 37개)에 이어 두 번째 순위에 올랐다.
사격과 유도가 초반 불을 지폈고, 펜싱, 체조, 레슬링이 중간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태권도가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사격 진종오의 런던올림픽 첫 낭보를 시작으로 금메달 행진은 기보배'이성진'최현주 등 우리의 여궁사들에게로 이어졌다.
유도 김재범, 사격 김장미, 유도 송대남, 펜싱 김지연도 금빛 질주에 가세했고, 체조 양학선, 레슬링 김현우가 금빛 릴레이를 이었다. 태권도 황경선은 힘찬 발차기로 대회 피날레를 장식했다.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우승,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진종오는 남자 50m 권총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두 번이나 기쁨을 줬다. 같은 세부 종목 2연패는 하계올림픽에서 진종오가 처음이다. 금빛 격발은 여자 25m 권총 김장미에게 전파돼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금 3개, 은 2개를 따내며 종합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신아람의 '멈춘 1초' 사건과 '에이스' 남현희의 노메달 위기로 주춤했던 펜싱은 최병철의 플뢰레 개인전 동메달로 시동을 걸며 비장의 찌르기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남자 에페 정진선의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 나선 김지연이 한국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첫 금메달이자 사브르 종목 사상 첫 메달을 수확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여자 플뢰레 대표팀의 단체전 동메달에 이어 구본길'오은석'원우영'김정환의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단체전 정상에 올라 금메달을 보탰다.
유도 김재범은 남자 81㎏급에서 4년 전 은메달을 금메달로 바꾸며 화려하게 비상했고, 백전노장 송대남은 예상 밖의 금메달을 보태며 한국 선수단의 축제를 이어갔다.
남자 기계체조 양학선은 도마에서 '양학선'과 '스카라 트리플' 기술을 앞세워 한국 체조가 처음 올림픽 무대에 나선 1960년 로마 대회 이후 52년 만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또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급 김현우는 오른쪽 눈 부상에도 불구하고 한눈으로 매트를 금빛으로 물들이며 8년 만에 레슬링의 끊어진 금맥을 찾았다. 태권도 황경선은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무너질 뻔했던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금메달만큼의 가치 있는 성과도 있었다. 수영 박태환은 400m 예선에서 실격파동의 시련을 딛고 일어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도 일본과의 피를 말리는 3, 4위전에서 2대0 완승을 거두며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런던에서 재연했다.
비록 메달은 못 땄지만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여자 리듬체조 결선에 올라 종합 5위를 차지한 손연재의 활약도 세계를 놀라게 한 쾌거였다.
런던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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