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솜이와 함께…우리 강산 구석구석 걸었어요

경북교육청, 다문화가정 학생과 떠나는 국토 순례

경북도교육청이 마련한
경북도교육청이 마련한 '2012학년도 다솜이와 함께 떠나는 국토 순례'에 참가한 다문화 가정과 일반 가정 학생들이 행사 첫째 날인 7일 대관령을 찾아 목장을 둘러 보고 있다. 경북도교육청 제공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함께 걷는 길'.

경북도교육청이 다문화가정 학생들과 일반 학생들이 어울려 국토를 순례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12학년도 다솜이와 함께 떠나는 국토 순례'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게 돕고, 일반 학생들에겐 편견 없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 다솜이는 사랑이란 뜻의 순 우리말 '다솜'에서 딴 것으로 도교육청이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붙여준 별칭이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60여 명의 다문화가정 초'중'고교생 60여 명과 일반 가정 학생 등 모두 15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세 개팀으로 나눠 7일부터 3박 4일 동안 국토를 누볐다. 무더운 날씨에 옷은 금세 땀으로 흠뻑 젖곤 했지만 학생들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낯선 곳을 둘러본다는 기대감에 힘든 것도 잊었다.

'동해 따라 호국안보체험 순례'팀은 포항, 동해, 강릉을 거쳐 고성에 이르는 코스를 돌며 통일함상전시관, 대관령박물관, 통일전망대 등을 견학했다. 익산 미륵사지, 공주국립박물관, 부여국립박물관, 고령 대가야박물관 등을 찾은 학생들은 '찬란한 고대 문명, 가야'백제 문화 탐방'팀. '정신 문화의 얼, 선비 문화 순례'팀은 도산서원과 단양, 제천, 태백 고생대 자연사박물관 등을 방문했다.

이번 여행이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겐 '한국인'이라는 인식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최묘선(문충초교 6학년) 학생은 "DMZ 박물관 견학을 하면서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한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알게 됐다"며 "우리나라가 하루빨리 통일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지연(부림초교 6학년) 학생은 "우리나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었던 설악산 등반이 기억에 남는다"며 "무엇보다 손을 잡아주는 등 서로 의지하면서 산을 오른 덕분에 낯선 친구들과 더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이번 여행이 뜻깊은 경험이었던 것은 다솜이들만이 아니었다. 김진형(성주중 2학년) 학생은 "낯선 친구들과의 만남이 어색했지만 함께 여행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며 "강릉의 통일함상전시관을 둘러봤을 때는 우리나라가 50년 가까이 휴전 상태라는 게 새삼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다. 인솔교사로 함께 여행한 박정택(하양초교) 교사는 "누구도 다솜이란 선입견, 동정심 없이 국토순례를 통해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국토순례를 학습에도 적극 활용한다. 이번 여행에서 배운 내용을 감상문과 체험 보고서로 작성, 수업 시간 때 토론이나 발표 자료로 쓰도록 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이경희 교육과정과장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학교와 지역 사회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 문화와 자연환경, 유적지를 탐방할 기회를 제공해 정체성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며 "참가 학생 모두가 극기심과 협동심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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