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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정상적으로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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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의 열쇠 쥔 배씨, 본지에 '옥중서신' 보내와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행방을 아는 유일한 사람인 배모(49'구속 중) 씨가 매일신문으로 옥중 편지를 보내와 사건의 공방과 해례본 출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배 씨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5차례에 걸쳐 상주본과 관련된 민'형사 사건 서류와 자신의 입장을 담은 200여 쪽 분량의 편지를 본사로 보내왔다. 편지를 통해 그는 상주본 절도 혐의와 관련한 형사사건이 무혐의로 내사 종결됐는데도 불구하고, 민사사건에서 대법원이 골동품상인 조모(67'상주본 기증자) 씨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상주본을 훔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상주본 출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가진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행방과 출처는 어디일까.

현재 상주본의 행방을 아는 유일한 사람인 배 씨는 상주본의 출처에 대해 자신의 집에 원래 있던 책인데 뒤늦게 해례본인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골동품상인 조모 씨는 풍양 조씨 대대로 물려받은 책으로 골동품상에 있던 것을 배 씨에게 도난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이전에 배 씨와 함께 골동품상을 했다는 김모(54) 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배 씨는 조 씨의 골동품점에서 30만원을 주고 고서를 사오면서 상주본이 포함돼 있었다는 얘기를 했고, 이후 조 씨는 상주본 시가의 일부를 배 씨에게 떼어주고 상주본을 돌려받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배 씨와 조 씨, 김 씨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면서 상주본의 출처는 앞으로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주본 경로에 대해서도 매매, 절도 등 각자의 주장이 상반되고 있다.

배 씨는 조 씨가 자신을 경찰에 진정하기 전 전화를 걸어 "상주본을 사겠으니 팔아라"라고 적시한 2009년 대구고검 결정문을 제시하며 "훈민정음 해례본을 훔치지 않았기 때문에 문화재 은닉이 아니라, 이 물건을 정상 보관하고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편지에 담긴 내용은?

배 씨는 형사사건에서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 무혐의로 내사종결됐는데도 대법원에서 자신이 상주본을 훔친 것으로 결론 낸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배 씨의 주장에 따르면 일부 증인들의 거짓 증언 등을 통해 법원이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배 씨는 "문화재청이 기증식 행사를 통해 상주본 소유권이 국가로 넘어갔다는 것을 공식화해 나의 심경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배 씨는 이달 9일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진만) 심리로 열린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관련 결심 공판에서도 "절도죄의 유무죄가 아니라 훔쳤다고 조작한 것 등에 관해 바로잡기 위해서라면 (상주본을) 공개할 수 있고, 무고가 밝혀지면 기증할 의사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인 김 씨는 조 씨도, 배 씨도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씨는 상주본을 풍양 조씨 대대로 물려받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배 씨는 조 씨한테 산 것이 아니라 자기 집에 원래 있던 책인데 뒤늦게 해례본인 걸 알게 됐다고 주장하는 것이 모두 아니라는 것이다.

김 씨는 "배 씨가 해례본 사건이 터지자 나에게 '조 씨의 민속당에서 고서를 30만원 주고 사오면서 해례본이 포함돼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나한테 조 씨의 생각을 물어봐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또 "조 씨 역시 '안동의 모씨한테 10만원을 주고 (상주본을) 다른 책하고 덤으로 사왔다'는 이야기를 나한테 했다"고 말했다.

◆상주본 행방은?

지난달 중순 기자는 상주시 낙동면 구잠리에 있는 배 씨의 집을 찾았다.

집안은 온통 골동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배 씨의 친형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다. 배 씨의 친형은 "최근 언론사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귀찮다"며 강아지에게 밥을 주고 있었다.

동생과 해례본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조 씨나 국가 소유가 아닌 걸 그렇게 만들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물건을 내놓겠느냐"며 "해례본이 진품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동생은 국가와 싸우고 있는데 승산이 없다고 봐야죠"라고 한숨을 쉬었다.

배 씨의 형은 이날 "동생은 나이 50이 다 되도록 혼자 살면서 한문 공부를 해 왔으며 취미로 사 모아 처박아 두었던 고서(古書)에서 차(茶) 관련 책들을 번역하며 이를 즐기고 있는 상태였다"며 "책을 골동품 취급하듯 치부의 수단으로 살아온 행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세인의 관심과 온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진실 싸움은 세인의 평가도 판단도 각기 엇갈리는 상황에서 진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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