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문인들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 봅니다.'
대구 동부교육지원청 문예창작영재교육원의 문학 영재들이 가진 '문학의 향기를 찾아 떠나는 문학기행'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08년 문을 연 영재교육원은 문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의 잠재력을 키워주기 위해 설치된 곳. 초교 과정의 경우 동시와 동화창작 과정 각 16명, 중학교 과정은 시와 소설창작 과정 각 16명으로 운영 중이다. 영재교육원 학생 가운데 57명은 지도강사, 관리교사들과 함께 14일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진주'사천 등을 둘러보는 문학기행을 떠났다.
영재교육원에 따르면 매년 포항에 자리한 대구교육해양수련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특강 위주로 구성된 문학 캠프를 운영하다 올해 새로운 형식을 시도한 것. 학생들을 인솔한 동부교육지원청 김영주 장학사는 "학생, 학부모, 지도강사와 관리교사들이 한곳에 머물며 강의를 듣는 문학 캠프보다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와 작가가 태어나 성장하며 꿈을 키웠던 고향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의견을 모아 추진하게 된 행사"라고 했다.
문학기행을 떠난 곳은 고 이형기 시인(1933~2005)의 고향 진주와 고 박재삼 시인(1933~1997)의 고향 사천, 별주부전의 배경인 사천 비토섬. 이형기'박재삼 시인은 그들의 이름을 딴 문학제가 각각의 고향에서 열리고 있을 정도로 문학계에 굵은 족적을 남긴 이들이다.
윤동주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등을 수상한 이 시인은 동국대 국문학과 교수,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을 거쳤다. 작품활동 초기에는 삶과 인생을 긍정하고 자연섭리에 순응하는 서정시를 쓰고 후기 작품엔 격정적 표현이 드러난다. 시선집 '낙화', '시 창작 강의' 등을 남겼다.
박 시인 경우 가난과 설움에서 우러나온 정서를 아름다운 언어로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토색 짙은 작품으로 평화문학상, 중앙시조대상을 받은 작가다. '울음이 타는 가을강', '한'(恨) 등을 썼다.
문학 영재들은 이번 행사가 상당히 즐겁고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소설창작 과정의 허다은(영신중 2학년) 양은 "관심은 있었지만 따로 가기 쉽지 않은 문학기행을 가게 돼 매우 뜻깊은 경험이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으로 문학기행을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시창작 과정의 박수빈(매호초교 5학년) 양은 "문학기행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며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에게도 문학기행을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동부교육지원청 김우기 교수학습지원과장은 "문학 영재들이 글쓰는 마음을 다잡고 문학 예술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현장 학습 기회를 늘려나가 학생들이 꿈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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