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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Do-raw-ing전 전기설비 재료로 조각

나사와 스크루, 와이어. 전기설비에 사용되는 다양한 재료들이 나무판 위에 일정한 규칙을 갖고 박혀 있다. 일정한 간격으로 박혀 있는 나사와 등 재료들은 때로는 높낮이를 달리하며 관람객들에게 말을 건다. 하나로 존재할 때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나사들이 큰 나무판 위에 수백, 수천 개가 모이니 그 역시 아름다울 수 있구나 싶다.

정재훈의 전시 'Do-raw-ing' 전이 9월 23일까지 갤러리M에서 열린다.

정재훈은 나사, 스크루 등 전기설비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들로 조형성을 만들어낸다. 대부분 전자제품에 다 쓰이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재료들은 그의 손을 거치면 아름답고 독특한 조형물로 거듭난다. 건축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조각가 정 씨는 건축과 디자인, 조각의 장르를 하나로 보여준다.

나사들의 정확한 위치와 높낮이 덕분에 작품은 인공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작가 손의 감각으로 제작한 것이다. 특히 3차원으로 만들어진 입체 조각은 마치 공간에 그림을 그린 것 같다. 와이어와 나사로 팽팽하게 고정된 합판 나무조각은 독특한 느낌을 준다. 작가는 그것을 다시 분해해 평면화시킨 작품을 동시에 선보인다. 이 두 작품은 평면과 입체를 오가며 작가의 이미지를 전달한다.

한편 작가는 이번 작업의 부산물인 톱밥, 그리고 재료가 되는 합판을 날 것 그대로 전시했다. "쓰레기로 만들었어요. 작품의 부산물로 버려지는 것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갑니다." '드로잉'이라고 하면 흔히 연필로 그린 것을 떠올리지만, 이처럼 물성만 남겨둔 재료 역시 드로잉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 작가는 'Do-raw-ing'라는 제목을 붙였다. 날것(raw)으로 작업하라는 현장성과 즉물성을 담고 있는 제목이다. 053)740-9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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