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가족 이야기] "어느덧 환갑, 사랑합니다! 여보"

어느덧 여름이 갑니다. 멈출 수만 있다면 더 더워도 좋으니 이 계절과 함께 잠시나마 붙잡아두고픈 세월입니다. 아직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고 생소하게만 여겼던 환갑이란 단어가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용띠 61세 8월 27일(음력 7월 10일).

우리 준영, 혜경, 명희, 인호 4남매의 가장으로 노심초사 삶의 무게에 벅찼을 당신, 고맙습니다. 잘 해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수고 많았습니다. 잘산다는 게 뭔지 속절없이 세월은 33년이 흘렀습니다. 푸르른 모습 그대로 있어 줄 것 같던 젊은 날의 당신은 어느새 한여름 정오를 지난 듯 허허로운 중년이 되었습니다. 연민인지 그리움인지 모를 아득한 시간의 절벽 앞에서 꿈을 꾸듯 세월의 무상이 슬픔으로 다가와 다시 한 번 삶을 돌아봅니다.

그래도 후회 없을 삶이라는 명분하에 최선을 다했고 아직은 미혼이나 착하고 바르게 잘 자라준 4남매와 이 하루도 잘 어울려가고 있음에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요. 이제 욕심도 조바심도 조금은 내려놓고 '당신, 나 알지요. 나, 당신 알지요' 속에 모두 승화시키며 서로 배려하며 아프지 마시고 건강한 심신으로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이들과 더불어 다시 한 번 당신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의 영원한 아내.

김태선(대구 달서고 송현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