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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힘든 중소기업 신규 대출 더 줄이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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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금융회사'인가 '금융기관'인가. 금융회사라면 수익을 최대의 목표로 하지만 금융기관은 막힌 돈줄을 풀어주는 공적 기능을 지향한다. 은행은 수익을 포기해서도 안 되지만 돈줄 관리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은행은 금융회사와 금융기관 사이를 절묘하게 오가야 한다. 하지만 국내 은행의 행태는 기관의 기능을 포기하는 쪽으로 자꾸 기울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올 들어 중소기업 신규 대출을 무려 3조 원 넘게 줄인 것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금융감독원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 국민 등 18개 은행의 1월부터 7월까지 중소기업 신규 대출은 11조 9천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무려 3조 2천억 원(21.1%)이나 줄었다. 특히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은행과 산업은행도 각각 7천억 원과 5천억 원을 줄였다. 경기 침체에 따른 대출 손실 위험을 줄이려고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기업 대출을 줄인 것이다.

국내 은행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롯해 위기 때마다 엄청난 규모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아 목숨을 부지했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됐다. 이처럼 국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은행을 회생시킨 것은 은행의 공적 기능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은 국민의 희생을 '비 올 때 우산 뺏는' 약탈적 영업 행태로 되갚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금융 감독 당국은 은행에 대출을 독려했다고는 하지만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은행이 그런 영업 관행을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수익성을 강조하는 감독 당국의 평점 시스템에도 큰 원인이 있다. 수익성 위주로 은행 경영을 평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위험한 중소기업 대출은 줄 수밖에 없다. 감독 당국이 은행의 공적 기능 외면을 부추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행의 영업 관행뿐만 아니라 은행 평가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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