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복(51) 씨는 지난 7월 3일 자신이 세들어 살던 집주인을 폭행해 강도상해 혐의로 수배되기까지 한 달 남짓 대구 동구 효목동의 한 창고에 거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최 씨를 독특한 취향을 가졌던 기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최 씨가 살던 곳은 대구 동구 효목동 동구시장 인근이었다. 효목성당과 인접한 이곳 2층 건물의 1층 창고에 세들어 살던 최 씨는 올 5월 말쯤 이곳에 시너 가게를 차려 운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이 고향인 최 씨가 이곳을 선택한 것은 A(여) 때문이었다. A씨는 동네 주민들에게 "고향에서 아는 동생이 올라 왔다"며 주민들에게 최 씨의 등장을 알렸다. 하지만 주민들은 두 사람이 쓰는 사투리 억양이 달라 고향 동생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6월 말 집주인으로부터 쫓겨나기까지 60㎡ 규모의 창고를 자신의 아지트처럼 꾸몄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매트리스도 창고 안에 갖다 놓아 이곳에서 숙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최 씨를 기억하고 있던 한 주민은 최 씨가 자신의 왼쪽 팔뚝에 '一心'(일심)을 새겨 놓았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최 씨가 시너 가게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가게를 찾는 손님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최 씨는 LP판과 선데이서울 등 1970, 80년대를 연상시키는 복고 분위기로 가게 안을 꾸몄다. 최 씨는 평소 옷차림도 나팔바지나 칼라가 큰 셔츠를 즐겨 입었다. 일부 주민은 최 씨를 예술가로 착각했을 정도였다. 걸음걸이도 체조 선수가 걷듯이 걸어 한 눈에 누군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최 씨가 15㎝ 정도의 배식구로 몸을 빼 달아났다고 했을 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키가 160㎝도 안 되는 것처럼 보였고 머리가 특히 작았다고 기억했다. 특히 평소 춤을 즐겨 춰 몸도 단단해 보였다는 것. 실제 일부 주민이 받은 최 씨의 명함에는 'OO아카데미 댄스 강사'라고 돼 있었다. A씨도 춤을 통해 만났을 거라는 게 주민들의 이야기다. 한 주민은 "최 씨가 미니 오토바이를 허리춤까지 번쩍 들어 옮기는 것을 봤다. 힘이 무척 세 보였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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