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로 접어들면 관절염, 허리 통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이유는 급격히 기온이 낮아지면서 척추나 무릎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굳어 질환이 악화되거나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 특히 관절염은 '날씨병'이라고 불릴 만큼 기온 및 습도 변화와 관계가 깊다. 관절은 저온, 고습, 저기압 등에 유난히 민감하고, 특히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가을철 환절기에 심해진다. 차가운 기운이 신경을 자극해 무릎관절 주위의 혈액순환을 나빠지게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환절기 관절염 및 허리 통증 심해져
우리나라의 무릎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07~2011년) '무릎관절증'에 대해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7년 198만 명에서 2011년 233만 명으로 5년간 약 35만 명(17.9%)이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4.2%에 이른다. 총 진료비는 2007년 4천867억원에서 2011년 7천424억원으로 2천557억원(52.5%) 늘었다.
무릎 관절염뿐 아니라 허리 통증 환자들도 날씨가 추워지면서 더욱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특히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허리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다.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 척추를 둘러싼 근육이나 인대가 뻣뻣하게 굳어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하기 때문. 몸은 추위에 노출되면 열의 발산을 막기 위해 자동적으로 근육과 인대를 수축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근육이 뭉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평소 척추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라면 통증이 더 심해지게 된다.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어드는 것도 허리 통증을 가중시킨다. 일조량이 적어지면 우울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는 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 분비는 줄어든다. 이런 호르몬 변화 때문에 같은 통증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움츠러들기만 하고 활동량이 크게 줄면서 허리 근력이 약화돼 요통을 일으키게 된다.
◆스포츠 손상 시 치료뿐 아니라 재활도 중요
얼마 전만 해도 스포츠 손상은 운동선수에게나 있었던 문제였다. 하지만 생활이 윤택해지고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스포츠 손상도 크게 늘었다.
스포츠 손상을 입은 운동선수는 재기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는 부상 전 상태로 돌아오려면 충분한 재활훈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치료에 이은 재활을 무시하면 예전처럼 몸을 움직이기 어려울뿐더러 다친 곳을 다시 다치기 쉽다. 결국 손상 부위의 퇴행성 질환을 앞당기기 때문에 치료 못지않게 재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스포츠 손상이 유난히 많은 부위가 바로 무릎이다. 무릎에는 4개의 인대가 있다. 앞뒤와 안팎에서 무릎관절을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 특히 앞뒤의 인대는 X자 모양이어서 '십자인대'라고 불린다. 전방과 후방 십자인대는 무릎관절 안에 있는데, 종아리뼈가 앞뒤로 움직이거나 무릎관절이 위로 꺾이거나 회전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인대 손상은 점프하면서 착지할 때, 달리기를 하다가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꿀 때, 물건이나 사람과 부딪칠 때, 넘어지면서 무릎을 찧을 때, 스키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 넘어질 때 등 주로 외상 때문에 발생한다. 이 때문에 무릎 관절의 십자인대 손상은 속도가 빠르고 활동량이 많은 운동을 하다가 발생하는 대표적 스포츠 손상이다.
십자인대가 손상되면 통증이 심하며 관절 움직임이 불안정해지고, 관절 내 출혈이 일어나며 종창이 생긴다. 파열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반월상연골판이 파열되고, 연골이 비정상적으로 닳아 나이와 무관하게 퇴행성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위'아래 뼈의 완충역할을 담당하고, 움직일 때 생기는 마찰을 최소화해 관절염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축구, 스키 등 무릎 부하가 많은 운동을 통해 충격을 받아 파열된다.
'테니스 엘보'는 팔 근육을 무리하게 반복 사용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팔꿈치 바깥쪽에 튀어나온 뼈 부위를 누르면 매우 아프다. 운동선수뿐 아니라 가정주부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누구나 생길 수 있다. '골퍼스 엘보'도 있다. 팔꿈치 안쪽 옆 부위에 염증이 발생해 나타난다. 골프 연습을 할 때 실수로 땅바닥을 친 경우 강한 충격이 팔목과 팔꿈치로 연결돼 염증을 일으킨다. 손가락 끝까지 감전된 듯이 통증이 퍼지고, 팔을 비틀거나 쥐어짜는 동작을 할 때도 발생한다.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근육 풀어줘야
기온이 떨어지면서 몸이 움츠러들고 근육도 뻣뻣해질 수 있다. 이럴 때 틈틈이 척추를 스트레칭해 주면 한결 움직임이 편해진다. 스트레칭은 척추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 뭉쳐진 근육 속 피로물질을 빠르게 제거하고 근육 경직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외출도 꺼려지고 활동량도 줄어든다. 이처럼 움직임이 적어지고 운동량도 줄게 되면 자연히 몸의 근력은 약해지고 뼈의 골밀도도 줄어들게 된다. 이런 근력 저하와 골밀도 감소는 노인들의 척추질환에 치명적이다.
환절기 운동량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해 자가용보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낮은 층은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하며 실생활에서 움직임을 늘리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야외에서 운동을 하고 싶다면 되도록 기온이 따뜻한 낮에 강도가 센 운동보다는 가벼운 조깅이나 자전거타기 등 관절과 척추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이 좋다.
허리 통증을 예방하려면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옷차림과 요통은 관계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급격한 체온 저하는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경직시키고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켜 척추질환자의 허리 통증을 더욱 심하게 만든다. 외출 시 항상 따뜻한 옷차림을 유지하는 것도 허리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생활습관임을 기억해야 한다.
도움말=365정형외과병원 우병철 병원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검찰, '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건진법사' 의혹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