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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KS참가 이승엽 "꼭 우승…도루·번트라도 할 것"

이승엽이 2002년 삼성이 첫 우승한 한국시리즈 6차전서 극적인 동점 홈런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이승엽이 2002년 삼성이 첫 우승한 한국시리즈 6차전서 극적인 동점 홈런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서른 여섯의 나이로 다시 밟게 된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에겐 돌아온 고국 무대서 10년 만에 초대된 최고의 가을 잔치가 설레고 벅차다. 이 무대에 서려고 일본 프로야구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와 1년 내내 방망이를 움켜쥐었다. 한 맺힌 한국시리즈의 아픈 역사를 끊어내고 감격스럽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2002년의 짜릿한 추억을 이제는 후배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이승엽이 2001, 2002년에 이은 자신의 세 번째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두 번째 '우승 반지'에 도전한다. 2002년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서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팀을 구하고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으로 우승의 감격을 누렸던 이승엽은 24일 시작되는 SK 와이번스와의 2012 한국시리즈서 팀의 키 플레이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승엽은 후배들과 축배를 들기 위해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승을 해야죠. 도루도 하고 번트도 하고, 칠 기회가 없으면 볼넷을 얻어 걸어 나가서라도 팀의 우승에 힘을 싣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착실히 준비도 했다. 정규시즌 막판, 삼성이 매직넘버를 소화하며 1위를 확정 지은 뒤 벤치를 지키며 그간의 쌓인 피로를 풀었던 이승엽은 시즌 종료 후 팀 훈련을 소화하며 한국시리즈를 겨냥했다.

삼성 선수들은 이승엽의 존재만으로도 든든하다. 아시아를 평정했던 홈런왕, 그리고 9년 만의 복귀에도 녹록지 않은 실력을 뽐내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큰 힘을 보탠 태산 같은 존재와 함께 그라운드에 서기 때문이다. 시즌 타율 0.307에 21개의 홈런, 85타점. 중심 타선이 흔들린 시즌 초'중반, 그는 팀의 4번 타자로 팀 분위기 상승에 앞장섰다.

시즌 전만 해도 9년 만에 복귀한 이승엽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떠날 땐 최고였고, 한때는 일본 프로야구계에서도 정상에 서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다 쫓기듯 돌아온 국내 무대. 게다가 나이도 어느덧 30대 후반으로 치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한'일 통산 500홈런, 최소 경기 1천 타점, 10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 등 엄청난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름'보다는 실력으로 당당하게 한국시리즈 무대에 다시 서게 됐다.

"빨리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이승엽이 예전처럼 극적인 한방으로 그의 복귀를 기다려온 대구 삼성 팬들에게 후련한 웃음을 선사할지 그의 방망이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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