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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만 중국인' 당당히 말하는 노유진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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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 중국어 가르쳐요"

30일 대구 죽곡초등학교 5학년 1반 부반장인 다문화가정 노유진 양이 하교 전에 선생님께 인사하기 위해 구령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30일 대구 죽곡초등학교 5학년 1반 부반장인 다문화가정 노유진 양이 하교 전에 선생님께 인사하기 위해 구령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차렷! 경례!"

10월 30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초등학교 5학년 1반 교실. 노유진(11) 양이 씩씩한 목소리로 반 아이들을 대표해 선생님에게 인사했다. 유진이의 발걸음과 표정에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유진이는 이번 학기에 학급 부반장을 맡았다. 친구들이 등을 떠민 것도 아니다. "친구들을 돕고 싶다"며 스스로 손을 들고 부반장 선거에 나가서 당당히 당선됐다. "4학년 때도 학급 부반장을 했었는데 재밌었어요. 예전에는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게 두려웠는데 이제는 별로 안 떨려요."

유진이 엄마는 중국에서 왔다. 엄마 고향이 중국이라는 사실을 반 친구들도 다 안다. '다문화가정'을 숨기기 급급한 일부 아이들과 달리 유진이는 오히려 "엄마와 중국에 가서 만리장성을 보고 왔다"며 당당히 자랑한다. 성적도 반에서 중상위권이라 친구들이 모르는 수학 문제를 물어보면 척척 설명한다. 벌써 장래희망도 정했다. "나중에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수업 시간에 가끔씩 아이들한테 중국어도 가르쳐 주고 정말 신날 것 같아요."

교사들도 다문화 학생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유진이를 보면 사라진다고 말한다. 죽곡초교 김상만(35) 교사는 "유진이는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활발해서 친구들한테 인기도 많은 편이다. 달리기를 잘해 얼마 전 학교 대표로 육상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고 칭찬했다.

전교생 909명인 이 학교의 다문화 학생은 모두 6명. 아이들의 엄마는 중국과 베트남, 일본 출신이다. 달성군처럼 경북 지역과 가깝고 이주 노동자들이 많은 공단 지역 근처에 있는 대구 학교일수록 다문화 학생 비율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이 학교 정병재 교장은 "앞으로 대구 학교도 경북처럼 다문화 학생이 많아질 것"이라며 "아이에게 다문화 학생이라는 낙인을 찍기보다 '너는 다르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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