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를 동굴에 보관하면서 계절에 관계없이 출하할 수 있는 이점을 얻었습니다."
동굴과 고구마의 절묘한 만남으로 올해 '경북농어업인 대상' 농수산물 가공 유통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한 영덕호박고구마 영농조합법인 대표 이문석(58'사진) 씨를 지난 주말 영덕군 달산면 출하장에서 만났다.
이 씨는 "품질이 일정한 고구마를 생산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다 탄생한 것이 동굴 속 호박 고구마다"고 소개했다. '동굴 속 호박 고구마'는 출하된 고구마를 수분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동굴 속에 보관 한 뒤 수요에 따라 공급하는 것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고 품질이 일정하다는 점에서 농민과 소비자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씨가 고구마 보관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고구마 농가들이 한꺼번에 제품을 생산'판매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낭패를 보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고구마는 썩어버립니다. 또 더우면 싹이 나버리는 특성 때문에 보관 자체가 쉽지 않아 많은 농가들이 애를 먹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 씨는 2004년 시험삼아 농장 주변 폐광에 고구마를 보관했는데, 시간이 지나 확인하니 일정한 맛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농가에 이를 알렸다. 농민들은 이 씨가 대표로 영덕 고구마를 수매해 동굴에 보관한 뒤 수요 시기에 맞춰 출하해 줄 것을 제의했고, 그 뒤 사업은 빠르게 진행됐다. 영덕군도 우수한 지역브랜드의 탄생을 반기며 예산을 지원, 지난해 7억원을 들여 농가 주변에 각각 330㎡에 달하는 인공동굴 3곳을 지었다. 인공동굴은 들숨과 날숨의 원리가 적용된 구멍을 뚫어 자연동굴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1곳 당 1만3천여 개의 고구마를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보관할 수 있게 됐다. 수분과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한 고구마가 출하되자 올해 20억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거두었다. 최근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유통망도 확보했다.
이문석 씨는 "고구마 보관 문제가 동굴을 통해 해결된 만큼 앞으로 우수한 고구마를 생산하기 위한 육묘사업에 매진할 계획이다"며"내년에 조성할 육묘장을 통해 전국의 고구마 농가에 품질 좋은 고구마 종자를 보급, 영덕 농산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영덕'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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