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스페인의 무곡 '볼레로'는 경쾌한 3박자의 리듬이 매력적인 곡이다. '볼레로' 중에는 프랑스의 천재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곡이 가장 유명하다. 라벨은 자신의 '볼레로'를 단순한 관현악적 실험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북의 반복적인 리듬 위에 선율이 반복되면서 악기가 더해지는 형식을 띠었기 때문이다. 뜻밖에도 '볼레로'는 대성공을 거둔다. 라벨은 이렇게 술회했다. "나는 단 하나의 걸작만을 썼다. 그것은 '볼레로'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곡에는 음악이 존재하지 않는다."
라벨은 '볼레로'를 아주 느린 템포로 지었다. 그런데 당대 최고의 지휘자 토스카니니는 이 곡을 빠르게 연주했다. 성격 까칠하기로 소문난 라벨은 급기야 토스카니니에게 이 곡을 더 이상 연주하지 말라고 경고하기에 이른다. 라벨은 이 곡이 17분 정도로 연주돼야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대부분의 연주자들은 이 곡을 15분 전후로 연주한다. 결과적으로 토스카니니의 해석이 들어맞은 듯하다. 라벨의 말년은 평탄치 않았다. 택시 사고 후유증으로 뇌 질환을 앓았으며 자신의 생각을 동작이나 말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글도 쓰지 못했다. 뇌 수술을 받기 위해 파리의 병원에 입원한 라벨은 회복하지 못하고 1937년 오늘 타계했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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