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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도 응답없는 대리운전…1시간 대기는 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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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지역은 아예 거절도

직장인 이모(39) 씨는 최근 대구 중구 삼덕동의 한 술집에서 직장 동료들과 송년회를 한 뒤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 평소 5분 안에 도착했을 대리운전 기사가 30분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았다. 이 씨는 대리운전 업체에 계속 전화를 했지만 업체는 "지금 콜(고객호출)이 밀려서 갈 수 있는 대리운전기사가 없다. 죄송하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결국 이 씨는 차를 포기하고 택시를 탈 수밖에 없었다. 이 씨는 "추운 날에 30분을 밖에서 떨어야 했다"며 "대구에 대리운전기사가 많을 텐데 시내에 대리운전 기사가 없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연말연시 대리운전 수요가 늘고 있지만 한참을 기다려야 기사가 오거나 아예 오지 않는 등 이용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기사들은 강북지구나 상인동, 대곡'시지지구와 같이 도시 외곽지역으로 가는 콜은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대리운전 이용자들의 불만 중 가장 큰 것이 기사가 빨리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송년회나 회식이 몰리는 연말에 대리운전 기사가 5분 안에 도착하는 경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불만이 많다. 김모(53'대구 수성구 수성동) 씨는 "직장이 술집이 많은 유흥가 쪽이 아니라서 평소에도 회식 이후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면 10분을 기다려야 오는데 연말이 되니 3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짜증날 때가 많다"며 "가끔 이럴 때면 음주운전의 유혹도 느낀다"고 말했다.

동성로 주변이나 수성구 들안길 등 술집이 많아 대리운전 기사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박재성(33'대구 동구 방촌동) 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동성로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는데 1시간이 넘어서야 기사가 도착했다"며 "이럴 때는 요금을 깎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시내 중심가에서 떨어진 강북지구, 대곡지구, 시지지구 등은 '돌아오는 콜이 없다'는 이유로 기사들이 일부러 콜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대리운전 기사는 "대구 시내에서 강북이나 상인동과 같은 대구 외곽지역을 갈 경우 도착지에서 시내 쪽으로 들어오는 콜이 없어서 이런 지역은 돈을 2배로 준다고 해도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 기사는 "강북지구나 상인동과 같은 곳에 도착해서 순환차량(대리운전 기사가 집이나 대리운전 콜이 들어오는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 위해 타는 차)을 타고 오면서 다른 콜을 받은 경우가 거의 없다"며 "돌아오는 두 시간 가까이 콜 없이 기다리기만 한다면 돈도 못 벌고 기운만 빠지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리운전 업체는 흩어진 대리운전 기사들이 다시 오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밀리는 경우가 많다고 해명했다.

대구시내 한 대리운전 업체 관계자는 "동성로나 들안길과 같은 대리운전의 수요가 많은 지역의 경우 기사들이 도착지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콜이 밀린 지역부터 먼저 기사들을 보내다 보니 상대적으로 콜이 적은 지역은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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