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0시 구미시 해평면 해평광역취수장 앞. 큰고니 140여 마리가 꽁꽁 언 낙동강 바닥에서 쉬고 있었다, 몇 마리는 날갯짓을 해보지만 얼마 날지 못해 다시 내려앉는다.
낙동강사업이 끝나고 나서 건설된 보에 담수를 하면서 모래톱이 사라지는 바람에 철새들이 쉴 곳과 수생식물의 뿌리나 수생곤충 등 먹잇감도 더 구할 수 없어 터전을 잃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은 3일과 4일 고구마 200㎏을 큰고니 등 철새들의 먹이로 제공했다.
환경단체들은 현재 낙동강은 영하로 떨어진 날씨와 느린 유속으로 예년보다 얼어붙은 면적이 늘었기 때문에 철새들이 쉴 곳과 먹잇감을 구할 수 없어 서식환경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낙동강사업 전 구미 해평습지에는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를 비롯해 쇠기러기, 청둥오리, 고니 등 철새 수천 마리가 매년 찾았다. 환경단체와 구미시 등에 따르면 해평습지는 넓은 모래톱과 낙동강 주변의 풍부한 먹이, 인적이 드문 외진 장소 등으로 희귀 철새들의 낙원이었지만, 2009년부터 낙동강사업이 본격 시작되면서 서서히 파괴되기 시작했다는 것.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전국장은 "낙동강사업으로 강바닥 모래가 많이 준설돼 모래톱이 사라지고 수생식물들이 자랄 수 없어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파괴됐다. 먹이를 구하지 못한 큰고니 등이 아사 직전까지 몰리고 있다"면서 "보의 수문을 열어 물에 잠긴 모래톱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 철새들의 서식처가 복원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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