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국내에서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증폐질환자의 돌연사 원인은 가습기 살균제의 주성분 물질이 심장대동맥 섬유화를 촉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학 연구진에 의해 처음 입증됐다.
영남대 단백질연구소 연구팀(소장 조경현 교수)은 지난해 4월부터 당시 시중에서 유통되던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PHMG'와 'PGH'를 사람의 혈청단백질과 피부세포, 혈관세포, '제브라피쉬'(의약품 개발의 척추동물모델)의 배아'성체에 투여, 생리적 영향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그 결과 PHMG와 PGH가 ▷심혈관 급성 독성 ▷피부세포 노화 촉진 ▷배아 염증 유발 등의 심각한 독성을 지닌 사실을 밝혀냈다.
PHMG 제품의 권장사용량대로 처리한 물에 제브라피쉬를 넣은 결과 PHMG(최종 농도 0.3%) 처리군에서는 75분 만에 제브라피쉬가 전멸했고, PGH(최종 10mM) 처리군에서는 65분 만에 제브라피쉬가 전멸했다.
특히 죽은 제브라피쉬의 심장조직을 분석해보니 심장 대동맥에서 콜라겐 섬유화가 급격히 진행됐다. 이는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중증폐질환자의 돌연사 원인이 급성 염증의 증가 및 심장 대동맥 섬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
가습기 살균제 성분은 사람 피부세포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PHMG 제품의 권장사용량대로 사람 피부세포에 처리한 결과, 10배 희석처리한 경우에도 세포의 절반 정도가 사멸했고 피부세포 노화도 촉진됐다.
조경현(44'생명공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살균제 성분의 독성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원인 중 하나를 과학적으로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 생활용품 제조 성분의 안전가이드라인 제시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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