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겨울방학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2편이 동시에 개봉한다. 바로 '빨간머리 앤' 극장판과 '파이스토리'의 속편이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자녀와의 나들이가 망설여지는 부모들에게 추천한다.
먼저 '빨간머리 앤:그린게이블로 가는 길'은 국내 팬들에게 작품이 1908년 캐나다의 여성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사실보다 오히려 1986년 지상파에 처음 방영된 시리즈로 각인되어 있다. 무려 27년 만에 관객들을 만나는 셈이다.
그린게이블의 두 남매 매튜와 마릴라에게 어느 날 빨간 머리의 한 소녀가 찾아온다. 첫 만남에 소녀에게 마음을 연 매튜 아저씨와 달리 마릴라 아주머니는 농사일에 여자아이는 필요 없다며 앤을 돌려보내려 한다. 자신이 예쁘지 않아서 보육원으로 돌려보내려 하느냐고 묻는 앤, 예전 주제가처럼 예쁘지는 않지만 보면 볼수록 더욱 함께 있고 싶어지는 사랑스러운 소녀다. 물론 이 작품은 앤의 새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다. 명작TV시리즈를 '디지털 리마스터링' 한 버전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으로 예전 아날로그 느낌은 그대로 간직한 채 선명한 화질을 관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즉 앤의 사랑스러운 얼굴과 배경이 된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큰 화면으로 볼 기회이다.
이제는 전설이 된 미야자키 하야오를 지휘하며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 등을 만든 다카하타 이사오는 자신의 주인공 중 당시에 무척 획기적인 캐릭터였던 역경 속에서 더욱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소녀의 모습에 가장 애정을 가졌다고 한다. 소녀에서 아름답고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해 가는 앤의 여정을 모녀가 함께 감상할 수 있다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상영시간 100분, 전체 관람가.
'파이스토리:악당상어 소탕작전'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바닷속 산호마을을 배경으로, 더 크고 강해진 악당 상어 '트로이'의 습격에 맞서 싸우는 '파이'와 산호마을 친구들의 활약상을 담은 한'미 합작 프로젝트다.
평화로운 산호마을을 지키는 '파이'는 아름다운 부인 '코딜리아', 아들 '주니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파이에게 패하고 쫓겨난 후 복수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악당 상어 '트로이'가 찾아와 대결을 신청한다. 돌아온 트로이는 인간들의 실험 약물투여로 훨씬 강력해졌다. 게다가 악당 상어 무리까지 합세해 기세등등하다. 파이는 트로이와 악당 상어 무리에 대적하기 위해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맹훈련에 돌입하지만, 싸움에는 재주가 없는 친구들은 고된 훈련이 불만이다. 거기다 새로 이사 온 '로니'와 아쿠아쇼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 친구들은 파이의 곁을 떠나게 된다.
아이들이 영화를 통해 다양한 해양 동물 캐릭터를 볼 수 있고 환경보호에 대해 메시지를 담고 있어 교육적인 영화 관람을 선호하는 부모들에게 적합한 영화다. 상영시간 80분, 전체 관람가.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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