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지새운 6주가 지났다. 드디어 훈련소 수료식에서 아들을 만나는 날. 부모들은 연병장에 도열한 아들들의 뒷모습을 맨 처음 마주했다. 어렵지 않게 찾은 낯익은 뒷모습. 아들이란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아들은 수료식 내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여리고 왜소했던 아들은 어느덧 건장한 대한의 건아가 돼 있었다. 훌쩍 커버린 아들의 모습에 괜히 걱정한 것이 부끄러우면서도 가슴이 짠하고 뭉클했다.
드디어 아들이 눈앞에 섰다. 아들의 목에 군번줄을 걸어주고, 가슴에는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주는 순서. 만감이 교차하는 상황에 여기저기서 부모들의 눈에 이슬이 반짝거렸다. 나는 아들이 정말 대견해서 있는 힘껏 '꽉' 안아 줬다. 아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 잠깐의 외출도 할 수 있단다. 그럴 줄 알고 평소 좋아하던 음식과 아들이 편지로 주문한 음식을 미리 장만해뒀다. 모처럼의 가족 나들이다. 그동안 궁금했던 서로의 안부와 이야기보따리가 준비한 음식만큼이나 푸짐하게 쏟아졌다.
"엄마! 요즘 군대는 군대도 아니다!"며 너스레를 떠는 아들. 이제 겨우 이등병 '졸병'인게 참 가관이다(?) 싶었다. 아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동기들과 우애 있게 지낸다니 안심이 됐다. 가장 힘들었던 훈련은 수류탄 던지기와 불침번 근무였단다. 난생처음 수류탄을 던지는데 너무 겁이 나 오줌을 지릴 뻔했다고 털어놓자 폭소가 터졌다. 대한의 건아가 된 아들은 잠시 소년처럼 천진난만했다.
어느덧 귀대 시간. 아들은 위병소 헌병에게 깍듯이 "충성!" 하고 외치더니 부대로 들어갔다. 뒷모습을 보니 아들은 누가 뭐라 해도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대한의 건아였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폭설도 많고, 한파도 길다. 아들아, 항상 긴장 늦추지 말고, 매사에 충실하고, 건강하게 군 복무하고 돌아오길 바란다. 이등병 서지웅 파이팅!
윤선주(대구 달서구 이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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