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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행복 재테크] 부동산 투자도 끝, 자영업도 위험 "뭘 해야 될까"

'행복한 재무설계'가 새 단장을 합니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함에 따라 베이비 부머들을 위한 재무상담으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베이비 부머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은퇴 후 자식들의 부양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후 30여 년을 보내야 합니다. 부모 봉양과 자식 뒷바라지를 하느라 정작 자신의 은퇴 준비는 하지 못한 베이비 부머들은 은퇴가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준비와 자산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매일신문은 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와 함께 베이비 붐 세대를 대상으로 무료 재무설계를 해 주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금융, 세무, 법률, 부동산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베이비 붐 세대의 재무 현황을 진단한 뒤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재무상담을 원하는 독자는 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053-242-3388)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베이비 붐 세대는 한국전쟁 후 출산 붐이 일어난 1955년부터 산아제한 정책이 도입되기 전인 1963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말한다. 820여만 명이 태어났지만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은 730여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14.3%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집단이다. 따라서 이들의 은퇴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베이비 부머들은 산업역군으로 열심히 생활했지만 은퇴 후 경제적인 여건은 녹록지 않다. 중소기업에 다니다 지난해 퇴직한 김모(53) 씨는 최근 아르바이트 업체에 이력을 등록했다. 김 씨는 "많지 않은 월급으로 생활을 하다 보니 은퇴 준비는 하지 못했다. 아들과 딸이 아직 대학에 다니고 있어 일을 계속해야 하지만 일자리 구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아르바이트 시장을 노크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전문인력 종합고용지원센터가 2011년 전국 베이비 부머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베이비 부머들의 가장 큰 고민은 경제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4.3%가 최대 고민으로 '생계비'자녀교육비 등 경제적 문제'를 꼽았으며 다음으로 '본인 건강'(13.9%), '정신적 스트레스'(10.0%), '갑작스러운 공백 시간 활용 문제'(7.4%)가 뒤를 이었다.

은퇴 설계를 위한 재테크 환경도 예전 같지 않다. 과거 베이비 붐 세대의 재테크 환경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시절,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를 하면 재테크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가계자산조사'에 따르면 베이비 붐 세대들의 평균 자산은 3억3천775만원으로 이 중 부동산이 76.3%(2억5천785만원)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이유는 베이비 붐 세대가 부동산 투자로 자산을 형성해 왔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IMF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산 베이비 부머들은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집값 하락으로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깡통 주택이 속출하고 있으며 '하우스 푸어'(집을 갖고 있지만 대출 이자 때문에 빈곤한 계층)도 넘쳐나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퇴직금을 은행에 넣어두는 방법은 더 이상 은퇴 설계로 의미가 없어졌다.

이에 따라 노후가 불안해진 베이비 부머들은 퇴직 후 앞다퉈 자영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를 맞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수는 2011년 4분기 552만 명에서 2012년 1분기 567만8천 명, 2분기 583만7천 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의 자영업자 증가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소상공인진흥원이 지난해 9월 자영업자 현황을 파악한 결과, 전년 동월 대비 대구의 자영업자 증가율은 11.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게다가 자영업 창업도 경쟁이 치열한 음식점 등의 일부 업종에 몰려 있어 창업 후 폐업도 잇따르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다 2년 전 명예퇴직을 한 이모(56) 씨는 지난해 퇴직금을 털어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인수했다. 하지만 불황 여파로 장사가 안 돼 1년여 만에 폐업했다. 그는 "은퇴 후 마땅히 할 것이 없어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열게 됐다. 하지만 경험 부족과 경기 상황마저 좋지 않아 사업을 접었다. 경제적인 타격도 크지만 정신적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내와 자식을 볼 면목이 없어 우울증이 왔다"고 말했다.

김성숙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센터장은 "2009년 통계청 사회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 붐 세대 가운데 은퇴 준비를 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은퇴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수가 국민연금에 의존하고 있다. 또 부동산에 치중된 자산 분포는 은퇴 후 삶에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재테크 환경이 바뀐 만큼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부동산 불패 신화, 고금리 등 과거의 추억은 빨리 잊고 새로운 자산관리 플랜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정리=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계명대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전문위원

김성숙 센터장/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

김영달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주재석 글로벌에셋 재무컨설팅 센터장

정광수 리치플래너컨설팅 팀장

김수현 세무사

김영민 변호사/법무법인 참길

권대동 감정평가사/경일감정평가법인 대구경북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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