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엔저 직격탄, 일본 관광객 '뚝'…환율 1200원 아래로

작년 9월이후 입국자 급감

엔저 현상이 지속하면서 대구시의 일본 관광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6월까지 100엔당 1천500원 선을 넘어섰던 원'엔 환율이 지난해 말부터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최근 들어서는 1천200원 선마저 무너진 탓이다. 금융업계는 100엔당 1천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어 여행업계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지난해 5월 달성군 가창면에 한일우호관을 만드는 등 일본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관광 인프라를 갖춰 일본인 관광객 맞이에 나섰던 대구시는 지난해 10월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는 일본인 관광객 숫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1년 10월 6천108명으로 정점에 이르렀던 일본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10월 4천312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도 마찬가지였다. 2011년 11월 5천400명을 넘었던 일본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달엔 3천4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2월에는 2천300명 대로 뚝 떨어졌다.

대구시 관광문화재과 관계자는 "대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중화권 단체 관광객의 유입으로 늘어나는 추세지만 일본인 관광객은 엔저 현상의 영향을 받아 감소하고 있다"며 "한국 여행 상품개발 담당자를 초청하는 팸 투어를 지속적으로 여는 등 홍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대구의 사정만은 아니다.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는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9월 이후 40%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8월에는 2만 명에 육박했지만 9월부터 12월 말까지 매달 1만 명 남짓으로 크게 줄었다. 부산으로 입국한 일본인 관광객은 경주, 안동, 대구를 관광코스로 잡는 경우가 적잖아 대구 관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만 명을 넘었던 일본인 입국자 수는 12월 22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문제는 일본의 새 정권이 경기 부양을 위해 엔저 현상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대구시를 비롯해 여행업계는 일본인 관광객을 잡을 묘수를 찾느라 혈안이지만 일본인 관광객의 특성상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이 1월과 2월에 대구를 많이 찾지 않았다는 전례에 비춰볼 때 이달은 1천 명 아래에 머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들은 가족 단위 등 소규모 여행객이 많아 특별 할인 패키지를 구성하지 않는 이상 모집이 힘들 것"이라며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인들의 지갑을 열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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