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이 우주항공분야에까지 뛰어들었다.'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부품에 대구지역 섬유업체가 만든 제품이 장착돼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 달성군에서 섬유로 자동차부품을 만들어내는 삼우기업㈜이 그 주인공이다.
◆섬유로 만든 저장탱크
나로호에 장착된 삼우기업의 제품은 섬유강화복합재료의 고압가스 저장용기다. 이 용기는 나로호 2단 로켓 '자세제어용 RCS탱크'에 쓰인다. '자세제어용 RCS탱크'는 고압가스가 담긴 일종의 용기로 대기 중에서 로켓이 2단 분리를 할 때 비행체가 흔들리지 않고 균형 있게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삼우기업은 고강도 슈퍼복합소재를 사용해 이 저장용기를 만들어냈다. 회사 관계자는 "알루미늄 재질의 용기에 높은 강도를 부여하기 위해 슈퍼복합소재를 용기 표면에 반복해 감는 방식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삼우기업이 나로호에 부품을 납품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래전부터 섬유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제품에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1970년 섬유 기계를 만드는 '삼우공업사'로 문을 연 삼우기업은 1979년 업종을 자동차부품 제조업으로 전환하면서 선루프 덮개와 배터리 커버, 엔진 커버 등을 섬유를 이용해 만들어냈다. 자동차부품 업체로 전환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350개의 고객사를 둔 기업이 됐다.
삼우기업이 섬유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제품에 눈을 돌린 것은 2003년 제3공장인 ㈜이노컴을 독립시켜 탄소섬유 분야에도 뛰어들면서다. 회사 측은 "이노컴에서는 탄소섬유를 연료 탱크에 둘둘 감아내는 방식으로 소방수용 공기 호흡기와 서바이벌 총에 달린 소형 주머니(페인트 볼) 등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우기업은 독자적으로 탄소섬유를 캡슐에 감는 기계를 설계, 개발했다.
◆하이브리드 섬유 진출
삼우기업의 기술력을 용기에 적용한 것은 가벼움과 안전성 때문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곽성현 팀장은 "슈퍼복합섬유소재는 철보다 인장 강도가 세고 무게도 일반 금속보다 가벼워 무거운 발사체의 무게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며 "또 연료 탱크가 갈라지거나 깨지는 것을 막기 때문에 로켓과 같은 폭발 위험성을 가진 물체의 용기로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나로호에 사용한 용기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삼우기업은 섬개연과 공동으로 대구시 천연가스 택시의 연료저장 탱크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 천연가스 버스에도 적용하기 위한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삼우기업 관계자는 "연료저장 용기는 고압가스 폭발 시 내부의 가스가 섬유 사이로 새어나가므로 철제 용기처럼 파편이 날아가는 현상이 전혀 없다"며 "최근 천연가스 버스 용기 폭발사고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 천연가스 버스에 적용하고 있는 철제 탱크보다 무게를 30% 이상 가볍게 할 수 있어서 경량에 따른 연료저감과 더욱 커진 용량도 장점이다.
이 같은 기술개발 덕분에 삼우기업은 지난해 대구스타기업으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대구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삼우기업 김준현 대표는 "섬유를 이용해 일반 의류가 아닌 자동차부품과 용기 등을 생산하는 하이브리드기술은 최첨단 부품소재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 핵심이 되는 기술이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섬유강화복합재료 기술분야에서 선두주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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