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준설선 침몰 "우리 땅 아닌데…"

관할 떠넘기며 입씨름 해프닝

"우리 군 토지정보과에서 측정한 결과 성주군의 땅입니다."(달성군 공무원)

"아닙니다.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달성군 지역입니다."(칠곡'성주군 공무원)

7일 골재준설선이 침몰한 낙동강 성주대교 2.5㎞ 상류 지점에서는 땅 주인이 사라지는 촌극이 빚어졌다. 유출된 기름의 방제 작업을 위해 모인 칠곡군과 성주군, 대구시 달성군 공무원들이 서로 사고지점이 자신들의 관할 지역이 아니라고 주장한 탓이다. 성주군과 칠곡군 공무원들은 국토해양부 스마트국토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사고지점이 달성군 하빈면이라고 주장한 반면, 달성군청 직원은 스마트국토정보서비스는 믿을 수 없으며 달성군청에서 지적도를 확인한 결과 성주군 선남면이라며 입씨름을 벌였다.

이 같은 촌극이 빚어진 것은 낙동강을 끼고 있는 경우 행정구역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낙동강을 경계로 한 지자체 간 인접 지역의 경우 일부 지역은 낙동강 중간이 경계지점이고, 또 다른 지역은 둑이 경계로 지정돼 있는 등 애매한 지역이 적지 않다는 것.

전영탁 칠곡군 환경관리과장은 "자치단체 간 행정구역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빚어진 작은 해프닝"이라며 "낙동강 등 하천이 경계를 이루고 있는 경우 명확한 경계선을 알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칠곡군 건축지적과 관계자는 "자치단체 간 경계가 불분명하면 사고 발생 시 관리주체가 분명치 않아 일 처리에 어려움이 크다"며 "해상경계 분쟁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바다에 지방자치단체 간 경계가 만들어진 것처럼 강에도 정확한 경계 획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8일 진행된 침몰선박에 대한 추가 방제작업에는 달성군이 장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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