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이트클럽의 변신 '반원형 무대'…다양한 장르 공연 소화

[작은 문화공간] 대구 남구 소극장 '꿈꾸는 씨어터'

# 앞산호텔 지하…2년에 걸쳐 다듬어

# 100~200석 규모 공연장 중 최고 수준

대구 남구에 정말 괜찮은 소극장이 또 하나 탄생했다. 공간의 이름마저도 '꿈꾸는 씨어터'다.

꿈꾸는 씨어터는 최근 대구 남구 대명동 앞산호텔 지하에 문을 열었다. 소극장 밀집지역인 구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 앞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한때는 나이트클럽으로 쓰이던 공간을 무려 2년 동안 직원들이 일일이 손보고 다듬어 예쁜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현재 이곳은 120여 석(스탠드 250석) 규모의 아담하지만 '속이 꽉 찬' 공연장과 녹음 스튜디오, 연습실 등을 갖추고 있다. 160㎡(50여 평) 규모의 반원형 마당 무대는 록 그룹의 콘서트에서부터 클래식 음악, 전통 마당놀이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직원들이 음악과 상당한 세월을 함께한 이들인 만큼 공연장을 만들 때 예술인들의 편의와 질 높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데 중점을 뒀다. 이곳을 둘러본 문화계 인사들은 현재 대구에서 문을 연 100~200석 규모의 공연장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강수 대표는 "벽면에 있는 기둥 하나까지도 직원들이 나무를 다듬어 음향 반사판으로 감싸고, 음향과 조명 장비들 역시 가장 편리하면서도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제품들로 마련하는 등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예술인들을 가장 염두에 둔 공간"이라고 밝혔다. 창작 및 레코딩은 물론이고 공연 실황을 DVD나 음반으로 만들 수 있는 스튜디오 설비까지 한데 갖췄다.

과연 이런 소극장이 수익을 창출하는 문화사업의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우려스러운 눈길도 많지만 이들은 2가지 분명한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지역 중심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장이 되겠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지역 브랜드의 공연 브랜드를 생산하는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예술로써 지역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역할도 빼먹지 않았다. 예술나눔 마일리지 '나눔티켓' 운영을 통해 티켓 판매금의 10%를 적립해 소외계층을 초청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의 사회공헌을 유도해 예술나눔을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예술인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 청소년과 시민을 연계한다는 프로그램도 세워놓고 있다.

'꿈꾸는 씨어터'의 무대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일단 꿈꾸는 씨어터의 시초가 풍물굿패를 시작으로 전통음악을 해 온 연주자들로 구성된 만큼 퓨전마당극 '최진사댁 셋째딸'과 넌버벌 퍼포먼스 '연희', 리드미컬한 퍼포먼스 'Sang Sang', 전통 타악 퍼포먼스 '비타'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음악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공연들이 상시적으로 올려진다. 21일 오후 이은주 씨의 '불새가 된 깃털' 북콘서트를 시작으로 24일 오후 복나눔예술단 어울쇠 정기공연이 열렸다. 3월 22일부터는 맥씨어터의 뮤지컬 'Night of Nignt'가 장기공연을 시작한다.

김 대표는 "대구에는 많은 공연장과 문화시설이 있지만 정작 지역의 예술가들이 설 수 있는 무대는 한정돼 있다"며 "지역의 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며, 이를 바탕으로 문화콘텐츠를 전국으로 유통하는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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