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마치고 대학 입학 전까지 시간을 이용해 집 앞에서 붕어빵을 팔아 모은 돈을 포항시 장학기금으로 기탁한 기부천사 청년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올해 위덕대 물리치료학과에 입학한 이상곤(19) 군. 이 군은 최근 따스한 붕어빵의 온기가 식지 않은 장학금을 들고 포항시를 찾았다.
포항중앙고를 졸업한 이 군은 올해 대학 시험을 치르고 방학을 보람 있게 보내려고 궁리하던 중 북구 두호동 자신의 집 앞에서 붕어빵을 구워 팔아 그 수익금을 뜻있는 곳에 쓰기로 마음먹었다.
토'일요일도 쉬지 않고 늦은 밤까지 하루에 붕어빵 200여 개를 팔았다. 주변에 독서실과 학원이 몰려 있어 때로 후배나 친구들이 찾아올 땐 부끄럽기도 했지만 '뜻있는 일'을 위한 붕어빵 틀 뒤집기를 멈추지 않았다.
붕어빵 3개에 1천원이었지만 단골로 오는 손님들이 "좋은 일 하는 데 보태라"며 천 원짜리 지폐를 한 장 더 놓고 갈 때는 더욱 힘이 났다.
이 군이 지난 1월 10일부터 2월 초까지 25일 동안 붕어빵 장사를 통해 올린 수익금은 모두 50여만원. 이 군은 이 가운데 30만원을 뚝 잘라 모교인 포항 중앙고에 장학금으로 내놨다. 또 나머지 26만7천원은 '붕어빵 장학금'으로 포항시 장학회에 기탁했다.
이 군의 이런 선행 뒤에는 어머니가 있었다. 포항시청에서 안내데스크 자원봉사활동을 3년째 해온 어머니 이금화 씨는 아들에게 장학금 기탁을 권유했던 것.
어머니는 이 군을 비롯한 3형제를 데리고 한 달에 두 차례 이상 열린가람 등 노인 요양 시설을 찾아다니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자녀들과 함께 초록우산재단 등에 정기적으로 기부금을 내는 기부천사 가족이다.
이 군은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기부와 봉사활동을 지켜보면서 남을 위해 뜻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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