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의 심장 대구시장 후보로 낙하산 인사를 공천하려고 시도하자 지역 정가의 거센 비판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민선 1기부터 8기까지 3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며 치열한 경쟁을 거쳐 지역의 일꾼을 뽑는 상향식 대구시장 공천 관행을 굳혀 온 상황에서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 장동혁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사실상 특정 인사 내려꽂기를 위한 사천을 감행하려고 하자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상향식 공천 흐름 만들어 온 길
17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그간 8차례에 걸친 대구시장 보수 정당 후보 선출 과정은 지역 민의를 반영한 상향식 공천 흐름을 만들어온 노정과 다름 없었다. 보수 정당 공천을 받은 후보가 본선에서도 승리해온 결과를 고려할 때 당내 경선이 곧 본선과 다름 없는 무게감도 부여 받았다.
그만큼 지역민들은 보수 정당의 후보 공천 과정은 공정해야 하며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구축해왔다. 이는 지난 기록을 살펴보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흐름이기도 하다. 민선 체제가 도입된 뒤 대구시장은 1·2기 문희갑, 3기 조해녕, 4·5기 김범일, 6·7기 권영진, 8기 홍준표 등 총 5명이 배출됐다.
이 가운데 문희갑 전 시장이 초선 할 당시 무소속이었을 뿐 나머지는 모두 보수 정당 출신이 본선 당선증을 가져갔다.
민선 초기엔 소위 경북고 출신(문희갑, 조해녕, 김범일)이 잇따라 대구시장에 이름을 올렸고 중앙부처 장·차관 등 이력을 앞세워 당내 경선을 주도했다. 애초 보수 정당 공천을 받은 조해녕 후보를 제친 문희갑 초대 민선 시장은 한나라당에 입당한 뒤 재선에 성공했고 이후 비자금 파동 등을 겪으며 3선 도전을 포기한 경우다.
내무부 장관 이력을 가진 조해녕 후보는 당시 이원형 의원, 이성수 시의원 등과 경선을 거쳐 공천권을 가져갔다. 그난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성공 개최 등 성과도 이뤘으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겪으며 일찌감치 재선 의사를 접었다.
역시 중앙부처 고위 관료, 산림청장, 대구시 정무부시장 등 이력을 앞세운 김범일 전 시장은 서상기 당시 의원 등과 경선을 거쳐 대구시장 공천권을 얻었다. 그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 개최, 대구도시철도 3호선 착공 등 성과를 쌓으며 인지도를 높였고 재선 도전 당시 경선에 단독 신청하는 등 입지를 다졌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범일 시장 초선 당시까지는 일부 경선도 이뤄졌으나 중앙당, 지역 의원 입김이 강하게 작동한 것도 사실"이라며 "김 시장의 재선 도전 때 한 명도 공천 신청하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상향식 공천이 쉽지 않았던 지역 현실의 방증"이라고 했다.
◆지역민 납득할 공천 과정 정착됐는데
보수 정당의 대구시장 후보 공천 작업이 본격적으로 상향식 경쟁으로 굳어진 건 김범일 전 시장이 3선 도전 포기 의사를 밝히며 본격화했다. 2014년 민선 6기 대구시장 경쟁에서 보수 정당 공천을 희망하며 서류 접수를 한 사람은 8명에 달했고 이들은 치열한 예비경선, 본경선 등 경쟁전을 벌여야 했다.
당시 다수 대구 현역 의원과 경쟁을 벌인 끝에 서울에서 정치 이력을 쌓은 권영진 후보가 보수 정당 공천권을 가져간 건 시민들에게 상향식 경선의 필요성을 각인시킨 '사건'이었다. 대구시장 자리가 단순히 중앙당 의사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시민들의 선택으로 진정한 일꾼을 뽑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확신을 준 계기이기도 하다.
당시 권 시장은 2018년 민선 7기 보수 정당 공천 과정에서도 김재수, 이재만, 이진훈 등 후보들과 경쟁을 벌여 재선의 길을 열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당선된 민선 8기 보수 정당 공천 역시 권 시장의 불출마 선언 속에 신청자가 8명에 달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컷오프 등 경쟁 끝에 홍 전 시장, 김재원·유영하 후보 간 본경선이 치러졌다.
이러한 경험을 축적한 지역민들은 홍 전 시당의 공백 속에 벌어진 이번 대구시장 보수 정당 후보 공천 경쟁이 어느 때보다 '납득 할 수 있는' 과정으로 진행 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대구시장에 낙하산 인사를 세울 수 있다는 발상, 누구를 내세워도 당선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당이 하고 있다는 데 크게 놀랐다"면서 "당내 민주주의를 수십년 전으로 되돌리려고 하는 걸 혁신이라고 하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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