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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용천사 샘에서 '龍'형상 나타나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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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 비늘 털며 하늘로 솟아오르는 듯'… 용 출현 전설·설화 확인

용천사의 용천을 보호하기 위해 샘물 위에 지어진 용천정. 이달 10일 용천사 주지인 지거 스님의 휴대전화에 찍힌 용의 형상.
용천사의 용천을 보호하기 위해 샘물 위에 지어진 용천정. 이달 10일 용천사 주지인 지거 스님의 휴대전화에 찍힌 용의 형상.

대구에서 가창댐을 지나 헐티재를 넘어 경북 청도군 경계로 접어들면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이 용천사(주지 지거 스님)다. 신라의 의상대사가 창건한 1천500여 년 역사의 고찰이다. 용천사 우물에 이달 10일 오후 용 형상이 나타난 것을 두고 화제다.

이날 용천사에서 스님들과 신도들이 모여 용왕제를 지낸 후 용천정의 샘을 치고 새 물을 받는 순간 '승천하는 용'의 형상이 우물에 뚜렷이 나타난 것이다. 이 사진은 용천사의 주지인 지거 스님이 휴대전화기로 급히 촬영한 것이다.

지거 스님은 "용의 모습을 본 순간 경이로움에 놀랐다"며 "그동안 구전되던 용 출현 전설을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순간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정태호 신도회장도 "용천사는 기도를 성취하면 용을 보게 되는 영험 도량이라는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늘 들어왔다"며 "'비슬산 헐티재를 넘어 청도와 대구를 오갔던 옛날 소 장수들이 용천정에 기도를 하여 용을 보면 크게 성공하였다'거나 '자식이 없는 사람들이 용천사에서 기도를 하여 용의 머리를 보면 아들을, 꼬리를 보면 딸을 낳는다'는 전설이 지금도 전해진다"고 했다.

용천사는 샘물이 솟아나는 절이라 하여 한자로 솟을 용(湧), 샘 천(泉) 자를 써서 '용천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곳이다. 정확한 소재는 청도군 각북면이다.

신라 문무왕 10년(670)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된 이 절은 최치원에 의해 화엄십찰(華儼十刹) 중 하나로 기록되고 스님만 수천 명에 이르는 대가람으로 위상을 떨쳤다고 한다. 고려 원종 2년(1261)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 스님에 의해 중창된 유서깊은 곳이다. 창건 당시 이름은 옥천사였고 일연 스님에 의해 용천사로 바뀌었다. 이 절의 창건이 샘물 즉 '용천'과 연관이 있음을 말해주는 징표다.

이 절은 또한 용과 관련된 설화를 갖고 있다. 삼국유사의 용천사 관련 기록에 의하면 당나라 유학을 하던 의상대사를 흠모하던 선묘라는 낭자가 용이 되어 신라 불교의 수호신이 되었다고 한다. 의상대사는 귀국, 용으로 분신한 선묘 낭자의 도움을 받아 경북 영주에 부석사를, 청도에 용천사를 창건하여 우리나라 화엄 사찰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 이후에도 용천사에는 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설화가 깃들어 있다.

경북대 사학과 문경현 교수는 "용천사는 용과 관련된 오랜 설화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동국여지승람도 충주 달천물과 용천사 샘물은 그 맛이 천하제일이라고 적고 있다"며 "20여 년 전에 용천정 샘을 치는데 참여를 한 적이 있다. 그때도 용천정에 오색 무지개와 함께 용을 봤다는 노 보살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지거 스님도 이에 대해 "흔히 용의 모습을 그림이나 조각품 또는 꿈에서 보게 되는데 설령 물에 비친 자연현상이라 할지라도 용의 모습이 용왕제 이후 출현했다는 것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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