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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골목, 예스러움으로 멋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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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중구청 담장·간판 등 바꿔

대구 중구 진골목에 위치한 한 상점의 담장이
대구 중구 진골목에 위치한 한 상점의 담장이 '진골목 특화거리 조성 사업'으로 시멘트로 덮인 헌옷을 벗고 고벽돌로 된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김태형 기자

대구 중구청은 22일 진골목 일대에 사업비 3억9천여만원을 들여 옛 정취를 담은 특화거리로 꾸민다고 밝혔다.

진골목은 긴골목의 경상도 사투리로 대구의 100년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조선시대에는 경상감영까지 가는 지름길이었으며, 해방 전후에는 대구 부유층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도심 개발과 함께 진골목을 메웠던 대저택들은 시멘트가 발린 현대식 건물로 개조돼 식당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남아 있는 일부 근대 저택을 통해 그나마 옛 풍경을 떠올릴 수 있는 정도다.

오는 6월부터 진골목은 도심의 딱딱함을 벗고 예스러움이 묻어나는 거리로 탈바꿈한다. 지저분해진 시멘트 담장은 고벽돌, 기와조각 등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재료들로 만들어진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기존의 벽돌 담장은 깨진 부분을 보수하고 물청소를 해 한결 깨끗해진 거리를 거닐 수 있다. 미도다방 벽면에는 LED 조명이 설치된 기와를 붙여 밤이 되면 어두웠던 진골목을 환하게 밝힌다.

각양각색으로 설치됐던 상점 간판들은 옛 골목길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정비된다. 간판 위에는 한식 기와로 처마를 만들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철제문은 대문 빗장, 국화 문양, 링고리 등으로 장식된 옛 고택의 나무문으로 교체해 진골목의 고풍스러움을 한층 더할 계획이다.

거리에 무분별하게 설치됐던 LP 가스통과 에어컨 실외기도 가스보관함과 나무 상자 안으로 모습을 감춘다. 진골목 곳곳에 포토존과 벤치를 설치해 시민들이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된다. 오는 7월에는 기존의 전통 한옥을 보수한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열어 옛 향수를 느끼며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진골목 일대 상인들은 진골목 특화거리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30년 가까이 진골목에서 미도다방을 운영하고 있는 정인숙(62'여) 씨는 "특화거리가 조성돼 더 많은 관광객이 진골목으로 몰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백원을 운영하는 이화숙(82'여) 씨도 "민낯이었던 거리가 단장 후 바뀌게 될 모습이 궁금하다"며 "다만 특화거리 조성으로 가뜩이나 좁은 거리가 더욱 좁아지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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