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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골목 정비는 대구의 자산을 살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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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청이 대구 시비 지원으로 진골목 정비에 나선다. 옛 대남한의원(현 홍백원)에서 정소아과를 거쳐 중앙시네마에 이르는 200m 구간이다. 이곳은 몇 굽이를 거치는 좁은 길이지만 정소아과와 진골목식당, 코오롱 이원만 회장 집(현 송정식당), 미도다방으로 이어져 한옥과 중국식 및 일본식 근대 가옥이 거의 원형대로 보존돼 있다. 그러나 집들이 오래된데다 도심이 쇠퇴하면서 오랫동안 뒷골목으로 방치된 곳이기도 하다.

중구청은 3억 8천만 원을 들여 이곳을 기와와 옛 벽돌로 보수하고 철제문을 나무문으로 바꾸는 등 깨끗하게 정비한다. 7월에는 전통 한옥 게스트 하우스도 만들어 인근 식당과 함께 숙식이 가능한 관광 명소로 개발할 계획이다. 또 LED 조명이 설치된 기와로 장식해 일대 분위기도 밝게 바꾼다.

진골목은 '길다'의 경상도 사투리인 '질다'를 골목에 붙인 이름에서 나타나듯 대구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집이 많지 않지만 하나하나가 대구의 역사를 반영한다고 할 정도로 스토리텔링 소재도 풍부하다. 대구 최초의 2층 양옥집인 정소아과와 맛집으로 유명한 진골목식당은 달성 서씨의 집이었다. 또 미도다방은 대구 문인의 사랑방으로 이름을 날렸고 아직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진골목 정비는 경상감영공원과 북성로, 향촌동과 이미 조성한 영남대로, 약령시, 이상화'서상돈 고택, 청라언덕을 잇는 중간 역할이다. 전체 도심 정비에서 보면 남쪽에서 북쪽으로 넘어가는 형태지만 속도가 느린 것이 아쉽다.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약령시의 풍경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점을 고려한다면 빨리 정비하고 경상감영공원과 향촌동 쪽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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