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달서구 송현동에 사는 이소연(가명'61) 씨는 평소 건강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었다. 1년 전쯤 공원에서 철봉 운동을 무리하게 한 뒤 오른쪽 어깨에 통증이 생겼다. 팔을 옆이나 뒤로 움직일 때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갑자기 힘이 빠져서 물건을 위로 들기도 힘들어졌다. 동네 의원과 한의원을 찾아 수차례 주사 치료를 받고 침을 맞았지만 잠시 통증이 사라졌다가 다시 운동이나 일을 시작하면 아프기 시작했고, 통증의 강도도 점차 심해졌다. 급기야 밤에 잠을 자다가 불편해서 깨는 날도 늘었다.
◆어깨 통증 원인은 회전근개 파열
어깨관절은 인체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고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스포츠 활동을 위해 가장 중요한 관절로 알려져 있다. 어깨관절이 정상적인 기능을 위해서는 운동성과 안정성이 균형을 잘 이뤄야 하는데, 균형이 깨질 때 여러 어깨 질환이 발생한다.
흔히 어깨 통증이라면 오십견을 떠올린다. 하지만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 중 대부분 실제로는 목디스크나 회전근개 파열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 그만큼 어깨 통증의 경우,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팔을 제대로 움직이려면 어깨뼈를 감싸고 있는 '회전근개'라는 힘줄의 작동이 중요하다. 회전근개는 어깨뼈를 덮고 있는 4개의 근육 조직이다.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고 굳어지다 보니 제 기능을 못하는 근육들이 부분이나 전체적으로 찢어지는 손상을 입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회전근개 파열이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통증 때문에 팔을 들어 올리기 힘들고, 밤에 더 심해져서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다. 힘줄이 손상된 탓에 등 뒤로 손을 올리기 어렵고, 어깨를 돌릴 때 뭔가 마찰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특히 40대 이후 퇴행성 변화로 탄력이 떨어지며 반복적으로 무리하게 쓸 경우 이 힘줄이 파열돼 통증이 생길 뿐만 아니라 힘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된다. 근육과 힘줄이 더 이상 찢어지지 않도록 빨리 회복시키는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에 손상이 적을 때엔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수술이 불가피해진다.
◆힘줄 봉합술 후 4일 만에 퇴원
이 씨는 약물이나 주사 치료 등을 해도 1년 이상 통증이 지속되고 가사일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더욱 힘들어졌으며 밤잠을 자주 설치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큰 불편을 겪었다. 결국 초음파와 MRI 검사를 한 결과 회전근개 파열이 확인됐다.
파열이 있다고 해도 팔을 많이 쓰지 않는 노인의 경우 꾸준한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젊고 활동량이 많은 사람의 경우, 대부분 힘줄을 봉합해주는 수술로 보다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
이 씨는 가사일과 스포츠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하기를 원했다. 아울러 파열 정도도 봉합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 의료진은 수술 상처가 작고, 수술 후 통증도 적어서 조기 재활치료가 가능한 관절내시경을 통한 복원술을 권유했다.
관절내시경은 손상이 생긴 관절 부위에 소형 카메라를 집어넣어 모니터로 손상 부위를 보면서 수술하는 것. 수술은 어깨의 부분 마취만으로 가능하다. 찢어진 부위를 확인한 뒤 봉합실로 파열된 근육을 다시 단단하게 묶어준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최창혁 교수는 "이 씨의 경우, 수술 후에도 통증이 없는 상태에서 빠른 걸음이 가능했고, 수술 이튿날부터 보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팔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며 "통증이 완화된 4일째 퇴원해서 스스로 운동치료 프로그램을 이용한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수술 후 3개월 무렵부터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으며, 6개월 후에 스포츠 활동을 다시 할 수 있었다. 이후 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를 이용한 정기 검진을 통해 복원한 힘줄의 상태와 증상의 호전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상태에 맞는 운동치료도 중요
어깨의 운동치료는 수술까지 할 필요가 없는 경우, 즉 비교적 초기에 쓰이는 치료법이다. 아울러 수술을 받고 난 뒤에 일상생활 복귀를 보다 빨리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운동치료의 원칙은 새롭게 손상을 입지 않고 유연성과 근력을 회복시키는 단계로 진행된다.
유연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팔을 시계추처럼 흔들어 주며, 여러 방향으로 당겨주는 운동을 해서 굳어 있는 관절을 풀어준다. 이처럼 근육을 늘려주는 운동을 할 때 유의할 점은 운동 전에 따뜻한 물로 샤워나 찜질을 해 주는 것. 이렇게 해야 관절이 효과적으로 풀어질 수 있다. 이후 약간 뻐근하게 당겨진 상태에서 15초 이상 유지해줘야 효과가 있다.
운동 강도는 통증을 느끼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한다. 운동 시간은 10분 이내로 짧게, 운동 횟수는 하루에 4, 5회 이상 자주 해 주는 것이 좋다.
관절이 충분히 부드러워진 뒤에는 수술을 받은 부위를 포함한 회전근개 강화운동을 해야 한다. 팔꿈치를 옆구리에 붙인 상태에서 고무밴드나 아령 등을 이용해 팔꿈치를 구부리거나 안팎으로 돌려가며 운동한다. 이때 아령은 0.5~1㎏ 정도의 가벼운 무게를 이용하며 15~20회 정도 시행한다. 이후에는 걷기나 조깅 등을 통해 허리와 다리운동을 한다.
이를 통해 신체 전반의 유연성과 균형을 잡아줄 수 있다. 재활운동을 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무리한 운동이 오히려 관절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자신의 상태에 맞게 운동량을 적절히 조절해줘야 한다.
도움말 = 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최창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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