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 학교폭력 '공황상태'…심리 치료 모두 받아야

유족·가해자·주변 학생 심리적 불안증세 확산…사안별 맞춤치료 필요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경산의 고교생 A(15) 군 사건 이후 유족은 물론 가해자와 가족, 주변 학생들까지 정신적인 상실감에 시달리고 있어 심리 치료 등 다각적인 지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11일 세상을 떠난 A군 주변은 보름이 지나도록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군 부모는 자식을 잃은 상실감과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 죄책감 등으로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한 채 슬픔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A군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들과 가족들도 자신들의 폭력행위로 엄청난 결과를 몰고 왔다는 죄책감과 사회적 비난, 수사를 받아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과 가족들은 청소년 폭력예방재단 경북지부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심리 상담을 받은 후 조사에 응했다.

A군이 다녔던 학교 동급생들과 교사, 학교 관계자들도 자괴감과 죄책감을 호소하고 있다. A군의 동급생들과 학교 관계자들은 잇따른 경찰의 조사와 상급 기관들의 감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학교폭력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와 가족, 주변 동급생들을 대상으로 다각적인 심리 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현주 영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A군 가족들은 상실감과 죄책감, 분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가해학생과 가족, 학교 측도 죄책감과 경찰 수사에 대한 압박감, 주변의 따가운 시선 등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이라며 "심리상담과 지속적인 치료 등을 통해 충격과 상실감, 죄책감 등을 극복하고 삶의 의미를 되돌아 보는 시간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위기관리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광수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경북지부장(대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우선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존중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이 가동돼야 한다"며 "자살이 발생한 이후에도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족은 물론 가해학생 및 가족들에 대한 대상자별 맞춤 심리 상담 및 치료와 회복 및 힐링, 사후관리 등 다각적이고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상담치료센터 조희원 소장은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은 공격성과 폭력성을 다스리고 화와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피해학생들은 혼자 마음에 담았던 것을 해소하는 방법과 주변 사람들과 긍정적으로 관계를 맺고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각각 필요하다"며 "피해자 부모는 같은 피해를 입었던 경험자들과 같이 아픔을 공유하고 치료하는 자조모임 활동을, 학교폭력 관련자들은 지속적인 심리 상담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안전망이 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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