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엔 짧게 南엔 길게… 시진핑의 친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온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이달 20일 시 주석이 당 총서기직에 이어 국가주석직까지 취임하게 된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이 취임 축하를 한 것에 대한 답례 차원이다.

청와대는 외교관례를 감안, 친서 전문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시 주석은 친서에서 "중'한 양국은 우호적인 이웃국가"라면서 "수교 이래 양국 관계는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모든 분야에 걸쳐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주었으며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2005년 7월 한국 방문 때 대통령님과 만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선되신 이후 올 1월 김무성 특사를 중국으로 파견해 주신 것에도 감사드린다"며 "저는 대통령님과 함께 더욱 깊은 업무관계와 개인적 우의를 쌓아 가고자 한다"며 박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을 거듭 강조,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이 밝힌 2005년 7월에는 당시 시 주석이 저장성(浙江省) 당 서기로서 방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과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만나 2시간여 동안 환담을 나눴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국민행복 시대'라는 말을 직접 언급하면서 "대통령님의 지도하에 한국이 국민행복의 시대를 성공적으로 열고 모든 분야에서 더 큰 발전을 거두리라고 확신한다"고 기원하기도 했다.

한'중관계에 대해서도 시 주석은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심화시키는 데 함께 노력, 양국의 우호협력이 양국 국민을 더욱 행복하게 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기를 바란다"고 밝히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갖게 되기를 기대했다.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뿐만 아니라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게도 친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는 개인적 인연까지 언급하는 등 상당히 긴 데 반해 북한에 보낸 친서는 의례적인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