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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이야기] 사무실 동양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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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사무실에서 기르고 있는 동양란이 처해 있는 환경을 언급해 보려 한다. 화원(花園)에서 주로 선물용으로 재배하고 있는 동양란은 생육에 적합한 온도가 28℃이다. 동양란이 원래 살던 곳은 대부분 대만이다. 대만은 우리나라보다 따뜻하고 눈이 내리지 않으며 사계절 습도와 수분이 많은 곳이다.

대부분의 동양란은 늘 햇볕이 부족해 희미한 형광등에 의지해 살아간다. 물도 부족해 엄청난 갈증과 수분 부족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또한 비료분 없는 뿌연 난석(蘭石)에 심어 영양실조에 걸리는 등 열악한 상태에 있다.

자연 상태의 동양란은 부족함 없이 소중한 생명으로 존귀하게 자란다. 그러나 화원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동양란은 양계장의 병아리처럼 인위(人爲)에 의해 줄기세포의 형태로 플라스크 안의 인공 배지에서 수없이 태어난다.

이렇게 태어난 동양란은 때가 되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꽃집으로 팔려간다. 이후 마치 도살장으로 실려 가는 소처럼 영문도 모르는 채 각종 인사(人事)나 길사(吉事)에 선물용으로 팔려가게 된다. 그리고 주인을 잘못 만나면 얼마 안 있어 죽음을 맞게 된다.

필자는 한때 시한부 삶을 살아가야 하는 동양란의 비애를 가슴 깊이 느껴 본 적이 있다. 젊은 시절 동남아 4개국에서 연구하고 있을 때였다.

대한민국 난초 명장인 지금도 그때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식물의 윤리 옹호자는 아니지만, 내가 연구하고 생산 판매하는 춘란(春蘭)은 화원에서 주로 접하는 동양란과 달리 식물을 윤리적으로 기르고 있다. 매일 난들과 눈을 맞추며 얘기를 나누고 친구나 자식처럼 애지중지 기른다. 또한 입원실과 회복실을 갖추고 내'외과적 수술과 치료를 하는 난초 클리닉센터를 운영한다.

춘란에 비해 힘겹게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동양란에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벌겋게 말라 죽은 동양란을 대할 때마다, 추위에 떨다가 끝내 얼어 죽는 난을 떠올릴 때마다 왠지 씁쓸함이 가시질 않는다.

이대건(난초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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