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시2-고로쇠 나무야

배춘봉(대구 중구 남산4동)

고로쇠 나무야

혹한의 잔설가지

칼끝처럼

새싹 한창일 때

맹수 이빨 같은

드릴로 니 가슴 뚫어

고이 간직한

생큼한 약수를

토해내듯

고로쇠 나무야

바르르 떨고 있는 니 허벅지는

누가 힐링하니?

네 몸의 상처가

아물거리던

그때 어디로 숨어 버려라

똑똑, 떨어지는 눈물을

낙엽에 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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