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과 6일 폭염으로 사상 초유의 '전 경기 취소'를 겪은 한국 프로야구가 오는 9일까지의 경기 일정도 연달아 취소키로 결정했다. 리그는 각종 폭염대책을 구비해 오는 11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폭염 대책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고,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15경기를 모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긴급 위원회에는 10개 구단 단장과 장동철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KBO 사무국은 관중과 선수단 안전을 이유로 지난 5일과 이날 프로야구 전 경기를 취소한 바 있다. 앞선 경기 도중 일부 선수가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며 교체되는 사례가 나왔고, 급기야 지난 4일에는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관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태도 벌어지면서다.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은 주말 동안 세부적인 폭염 대책과 시설을 마련하고, 오는 11일부터 리그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경기 개시 기간을 다음 달 6일까지 조정키로 했다. 평일 오후 6시 30분, 주말 오후 6시였던 경기 시작 시각을 모두 오후 7시로 통일한다. 다만 향후 기상 상황에 따라 기존 시간대 복귀가 유동적으로 결정될 수는 있다.
아울러 온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서울 고척스카이돔 경기의 경우, 평일 오후 7시·토요일 오후 6시·일요일은 오후 2시(방송 중계 상황에 따라)에 시작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퓨처스(2군)리그의 경우 오는 10일까지 전 경기를 취소하고, 오는 31일까지 야간 경기 개시 시간을 오후 7시로 변경하거나 양 구단 합의 시 오전 10시로 앞당겨 치른다.
KBO의 폭염 관련 경기 진행 가이드라인도 보다 구체적으로 정비됐다. 원칙적으로 경기 당일 오후 1시 이전에 경기장 소재지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면, 즉시 취소 결정이 내려지도록 했다.
폭염주의보나 경보 발효 때는 경기운영위원이 오후 1시부터 현장 체감온도를 지속해 측정해 결정하도록 재량을 부여한다. 경기운영위원은 경기 개시 시점의 체감온도가 35도에 달하거나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경기 개시 3시간 전까지 취소를 결정할 수 있다.
경기운영위원은 경기를 진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개시 시간을 최대 오후 7시 30분까지 늦출 수 있다. 경기 개시 이후에도 현장 체감온도와 선수단, 관람객 상태를 종합해 경기 중단 또는 속행을 결정하게 된다.
선수단 체력 소모를 줄이기 위한 '쿨링 브레이크'도 고정 도입될 예정이다. KBO는 3회와 7회 종료 후 이닝 교대 시간을 4분으로 늘려 휴식 시간을 보장한다. 5회 종료 후 실시되는 클리닝 타임은 필요시 최대 6분까지 확대할 수 있게 했다.
연장전에 돌입할 경우, 9회 종료 이후 4분의 휴식 시간을 추가로 주어진다.
관람객 안전 대책도 대폭 마련됐다. 각 구단은 경기장 입장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야외 대기 시간을 최소화한다. 그늘막과 쿨링포그, 음수 시설 확대 및 응급 의료 인력을 추가 배치키로 했다. KBO와 구단 안전 담당자 간에는 핫라인을 구축하고, 현장 온열질환 발생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박근찬 KBO 사무총장은 "주말까지 전 경기를 취소하는 것을 두고 찬반이 8대 2 정도로 갈렸다"며 "찬성 쪽은 충분한 조치 없이 경기를 재개하는 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철저히 대비하고 경기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고, 반대쪽은 팬들이 야구를 기다리고 있으며 일부 구장은 주말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기온이라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연이은 폭염 취소로 리그 잔여 일정에 부담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현재는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향후 일정보다는 관중이나 선수단의 안전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기 취소 결정에 따라 이번 시즌 폭염으로 취소된 경기는 30경기로 늘었다. 우천 취소 등을 포함하면 전체 취소 경기 수는 55경기에 달한다.

































댓글 많은 뉴스
정부 느닷없는 농지 전수조사…농촌 들쑤시는 '경자유전'의 칼날
"스타벅스 가야지" 외쳤던 배재고 학생 2명, 결국 중징계
호남서 백지화된 댐 6곳 용수량 69만t… 반도체 클러스터 필요량 넘는다
"부동산도 주식도 잘못했다"…국민 절반 이상, 정부 경제정책 '부정'
[단독] 김영수 "국방부 청문준비단, 안규백 탈영 알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