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을 위로 들 때 어깨에 통증이 있고, 팔로 공을 던지기 직전의 동작을 취할 때 어깨가 불안하거나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어깨관절 불안정성'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일상생활에도 제한을 받고, 운동을 하다가 쉽게 어깨가 빠진다. 흔히 X-선 검사로는 이상을 발견할 수 없고, 단순히 인대가 늘어났다거나 근육이 뭉쳤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쉽게 손상 받는 어깨관절
대구시 중구 남산동에 사는 정인규(가명'23) 씨는 야구, 농구 등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대학생이다. 3년 전 야구시합 중 공을 던지다가 오른쪽 어깨가 빠지는 바람에 응급실에서 어깨뼈를 제자리에 넣었다. 하지만 몇 달 뒤 다시 물건을 당기다가 어깨뼈가 다시 빠졌고, 얼마 뒤엔 버스 손잡이를 잡다가 그런 일을 당했다. 결국 2년 전 관절경을 이용한 어깨관절 수술을 받았고, 6개월 정도 재활기간을 거쳐 정상적인 운동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1년 전에 물놀이를 하던 중 이번엔 왼쪽 어깨가 빠졌다. 왼팔을 들고 젖히는 동작을 할 때 팔이 빠질 듯한 불안감이 느끼게 되었고, 팔을 이용한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어깨는 운동량이 많은 동시에 유난히 운동범위가 가장 넓은 관절이다. 견갑골(어깨뼈)에 끼워진 상완골 골두(위팔뼈가 어깨뼈와 만나는 공처럼 둥근 부위)는 거의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동시에 그만큼 불안정하다.
오목한 뼈에 둥근 골두가 끼워진 모습은 엉덩이관절(고관절)과 비슷하다. 그러나 튼튼하고 안정적인 엉덩이관절에 비해 어깨관절은 마치 평평한 접시 위에 공을 얹어놓은 것처럼 불안정하다. 이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관절 주위에 섬유연골 조직인 관절와순이 형성돼 있다. 또 관절 외부에는 회전근개라는 근육들이 주변부를 감싸 안정성을 높인다.
하지만 워낙 운동범위가 넓고 운동량도 많다 보니 관절와순이나 회전근개 파열 등이 주로 발생한다. 스포츠 손상이 주원인인 관절와순 파열은 젊은층에, 노화와 외상이 주원인인 회전근개 파열은 중'장년층에 흔히 발생한다.
이들 질환이 생기면 움직일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특히 관절와순 파열이 생기면 늘 묵직한 느낌이 있고, 어깨를 비틀지도 못하고, 공을 던질 때 통증이 심해진다. 운동 후 며칠간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회전근개 파열은 MRI 검사로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관절와순 파열은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MRI만으로는 감별이 어려울 수 있다.
◆공 던질 때 관절와순 파열 주의
직장인 이찬영(가명'35) 씨는 평소 테니스와 야구를 즐긴다. 운동을 워낙 즐기는 탓에 관절에 무리가 오는 것도 모를 정도였다. 언젠가부터 심하게 운동을 한 뒤에는 어깨가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며칠간 잠을 설칠 정도였지만 파스를 붙이며 견뎠다. 하지만 통증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급기야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관절와순 파열이었다.
어깨관절의 관절와순은 어깨뼈의 가장자리를 둑처럼 둘러싸고 있는 섬유질 연골이다. 위쪽 관절와순은 팔뚝 근육, 어깨뼈와 느슨하게 연결돼 있어 손상받기 쉽다. 흔히 말하는 '상부 관절와순 파열'은 바로 위쪽 관절와순이 위쪽 팔 근육과 함께 어깨뼈로부터 떨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어깨를 부딪쳐 다치거나 팔을 짚고 넘어질 때, 공을 무리하게 던지거나 팔을 머리 위로 휘두르는 동작을 반복할 때 주로 생긴다. 대부분 공을 다루는 운동을 즐기는 젊은 사람에게 잘 생긴다.
대부분 수술이 보존적 치료보다 성적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관절내시경 수술을 하는데, 한쪽에는 관절내시경을 넣어 관절 내부를 관찰하고 다른 구멍에는 수술 도구를 집어넣어 찢어진 관절와순을 봉합해 준다.
절개하지 않고 작은 구멍(1.0~1.5㎝)으로 수술을 하기 때문에 출혈이나 수술 후 흉터가 작다. 가능한 정상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아서 통증이 적고 회복기간도 빠르다. 관절이 달라붙어 운동범위가 좁아지는 부작용도 적다.
◆습관적으로 빠지는 어깨 수술 필요
어깨탈구는 어깨와 팔꿈치 사이의 큰 뼈인 상완골(위팔뼈)이 어깨뼈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말한다. 사고나 운동 중 외상이 가장 흔한 원인이고, 최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어깨 탈구 환자도 늘고 있다.
관절와순은 상완골이 어깨뼈에서 빠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만약 관절와순이 찢어지면 어깨관절의 한쪽 벽이 무너지는 셈이다. 결국 상완골이 몸의 앞쪽으로 빠지는(전방 탈구) 현상이 벌어진다.
어깨가 빠지면 심한 통증이 온다. 이 때문에 재빨리 빠진 어깨를 정상 위치로 되돌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급한 마음에 함부로 어깨를 집어넣다가는 주위 인대나 신경을 다치거나 심한 경우 골절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젊은 나이에 어깨탈구가 생기면 쉽게 재발한다. 작은 충격을 받거나 힘을 쓸 때 반복적으로 빠지고 심지어 잠자는 중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처음 빠졌을 때 주변 조직에 심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한 번 빠진 어깨가 습관성으로 빠지거나 통증이 가시지 않고 지속적으로 남아있다면 MRI 검사를 통해 손상 정도를 파악해 적극 치료받아야 한다.
수술 후 재활치료 기간 중 새롭게 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술 후 처음 일주일간은 꿰매 놓은 인대가 다시 늘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하며, 약 6주 정도 후에는 원래의 어깨운동 범위로 되돌려주기 위한 치료용 고무줄이나 가벼운 아령을 이용한 재활운동을 통해서 부드럽고 강한 어깨로 만들어 준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최창혁 교수는 "운동 범위를 회복시킨 뒤 근력강화 운동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면 수술 3개월 후에는 공 던지는 동작 등 가벼운 운동이 가능하고, 6개월~1년 뒤에는 스포츠 활동도 가능하다"고 했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최창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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