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코드인 '창조경제'는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국민 대다수는 이것이 무슨 말인지 무엇을 지향하는지 잘 모른다. 청와대 비서진들의 창조경제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면 그들 자신도 잘 모르는 같다. 엊그제 새 정부 첫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 의원들이 "창조경제가 무엇이냐"고 청와대 참모들에게 되물었다 하니 창조경제는 면벽수행(面壁修行)을 요구하는 화두(話頭)처럼 보인다.
이는 국민과 의원들만의 무지(無知)가 아니다. 지난달 16일 새 정부 첫 장차관 워크숍에서도 가장 많은 질문이 쏟아진 게 '창조경제'였다.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론 설계자로 알려진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의 말을 곰곰이 되씹어봐도 감이 안 잡히기는 마찬가지다. "사람의 두뇌를 최대한 활용해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나 마나 한 말이다. 사람의 두뇌를 최대한 활용하지 않고,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내려 하지 않는 경제활동이 있는가?
창조는 창조하겠다고 해서 창조되는 것이 아니다. 창조는 어쩌면 결과일지 모른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마치 부처님이 득도하듯 갑자기 번쩍 떠오른 그 무엇일지 모른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그리고 인류사의 수많은 창조는 바로 그런 것이 아니었나.
경제정책은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그래야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창조경제는 하나의 슬로건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정책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추상화일 뿐이다. 이런 지적이 억울하면 창조경제의 구체적인 목표와 밑그림을 속히 내놓든지. 청와대가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자료를 경제학자와 기업인들에게 부탁했다는 소식이고 보면 박근혜 대통령 자신도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의심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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