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기 이어 소음도 심각수준…대구시민들은 "괴롭다"

환경기준보다 훨씬 높아

12일 오후 2시 30분쯤 대구 중구 동산동 대신지하상가 17번 출구 앞. 동산네거리 신호가 바뀌자 버스 3대가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 네거리에서 50여m 거리에 있는 정류장을 향해 버스가 차로를 바꾸자 뒤따르던 택시가 경보음을 울렸다. 그 사이를 퀵서비스 오토바이가 요란한 소리로 운행했다. 인도에선 휴대전화로 통화 중인 한 사람이 손으로 반대쪽 귀를 막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떤 사람은 전화벨이 울리자 공중전화 부스 안으로 몸을 옮겨 통화를 했다. 근처 통신가게 문 앞에 놓인 어른 머리 크기만 한 스피커에선 음악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렸다. 이날 오후 2시 45분쯤 이곳의 한 약국 앞 소음자동측정기에 기록된 소음도는 76.5dB(A)로 환경기준보다 11.5dB(A)이나 높았다. 비슷한 시간 대구지역 4곳의 다른 소음자동측정기에도 기준치보다 2~6dB(A) 높은 소음이 측정됐다.

대구시의 도로변과 학교, 일반 주거지역 소음이 환경기준을 넘는 등 심각한 수준이어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관계기사 5면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대구의 소음자동측정지점 5곳(도로변 지역)의 2009~2011년 월별 평균 소음도가 주'야간 모두 기준치를 초과했다. 주간의 경우 소음도 평균이 기준치(65dB(A))를 훌쩍 넘어선 71~72dB(A)대였다. 71.0~71.9dB(A)이 36개월 가운데 14개월이었고 72.0~72.9dB(A)이 22개월로 측정됐다. 야간 소음도 평균이 67~69dB(A)대를 보여 기준치(55dB(A))보다 한참 높은 수준으로 67.0~67.9dB(A)이 7개월, 68.0~68.9dB(A)이 16개월, 69.0~69.9dB(A)이 13개월 등이었다.

2011년 4월 한 달간 소음도 평균을 지점별로 보면 주간과 야간 모두 중구 동산동의 '새동산약국 앞'지점이 가장 소음이 심했다.

특히 종합병원, 학교, 녹지지역이 포함된 '가'지역(측정지점 9곳)은 주'야간 평균이 모두 기준치를 넘었다. 주거지역인 '나'지역(9곳)은 주'야간 각각 44%인 4곳과 100%인 9곳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상업 및 준공업 지역인 '다'지역(6곳)은 환경기준을 넘는 곳이 주간은 33%인 2곳이지만 야간은 83%인 5곳이나 됐다.

영남대 김갑수 교수(도시공학과)는 "도시 환경소음의 주요 발생원인 도로소음을 줄이기 위해선 우선 발생원인 자동차의 교통량을 줄여야 한다"면서 "시속 50㎞를 기준으로 속도가 높아지면 소음도 현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시내를 운행하는 자동차 제한 속도를 낮추고 골목길에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면 소음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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