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의 한라건설 지원을 두고 극동건설을 지원하다 법정관리를 맞은 웅진홀딩스의 사례를 다시 보게 될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도쇼크'에 대한 수습을 위해 최대 주주들이 자사주를 잇따라 매수하며 사태 진화에 발 벗고 나섰지만 여전히 시장은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만도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16일 장내매수 방식으로 만도 보통주식 1천 300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정 회장에 이어 한라건설 임원들도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떠받치기'에 나섰다.
한라건설은 최병수 사장이 지난 9일 한라건설의 주식 1만주를 주당 6242원에 장내매수했다. 이권철 상무도 지난 15일 한라건설 주식 1500주를 주당 6200원에 장내매수했다.
한라그룹 임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만도의 유상증자 참여 결정 이후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하며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비난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한라그룹 임원들의 노력에도 투자자들의 비난을 잠재우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도의 유상증자가 강행되면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이례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한 부분은 무효가 됐지만 손해배상 청구와 '소액 주주권 행사'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어 파문 또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 소액주주 커뮤니티 네비스탁은 "이번 만도 이슈는 그룹 오너가 우량한 회사를 마치 개인의 사금고처럼 동원해 부실한 회사를 지원한 것"이라며 "만도의 지배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태"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만도의 한라건설 자금지원이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이사회의 결정이였던 점을 지적하며 "주주들이 차기 주주총회 때 만도 이사들의 재신임 또는 사외사 교체 문제 등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만도 주식 176만주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도 만도를 두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 측 관계자는 "유증 참여자를 장마감후 기습 발표한 것도 그렇고 이번 과정 전반적으로 불쾌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만도는 지난 12일 자회사인 마이스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한라건설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장성혁기자 jsh052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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