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 성공 기원하며

전 세계는 기후변화와 자원 고갈 위기가 점점 심화되고 있으며, 에너지원을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그 심각함 또한 증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절약을 국가 정책으로 꾸준히 추진하여 왔고, 여러 가지 대책 및 방안을 제시'발표하였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폐기물의 자원화, 에너지화이다.

정부는 2005년 초 '생활폐기물 처리방법 및 시설의 다변화를 위한 조사연구'를 시행하는 등 폐기물의 자원화 방안을 모색하고 폐기물을 단순 매립 또는 소각하던 것을 자원화'에너지화하도록 정책 및 시설 도입에 앞장섰다. 이 결과로 2009년에는 매립되는 가연성 폐기물을 최대한 고형연료화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최종 매립되는 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목표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확보 정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으며 주요도시에서 본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생활폐기물 에너지화는 친환경적 폐기물 처리가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화석연료 대체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생활폐기물로 만든 고형연료(RDF)는 1t당 유연탄 0.8t, 음식물쓰레기에서 생산한 바이오가스는 1,000㎥당 LNG 530㎥를 대체한다.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과 더불어 에너지 소비량 또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 또한 증가되고 있다. 이번 겨울 초강력 한파에 전력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블랙아웃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을 정도로 심각했다.

이런 에너지 부족을 보충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이 폐기물 고형연료를 통한 에너지 생산이다. 우리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꼭 처리해야하는 쓰레기, 이를 고형연료화 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 연료로 사용하여 부족한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폐기물의 자원화, 에너지화시설을 상용화하여 운영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에야 부산시에서 처음으로 착공하였고, 부산에 이어 며칠 전 대구에서도 민간기업과 협약을 체결하여 에너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좀 더 많은 지자체에서 폐기물의 에너지사업을 확대 설치 추진하여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단순히 폐기물을 고형연료로 생산하여 판매하는 시설도 몇 군데 있으나, 대구시처럼 자체 생산된 고형연료를 에너지원으로 하여 전기와 열을 만드는 전용보일러를 같이 건설하는 시설이 속속 생기고 있다. 전용보일러를 이용하여 전기와 열을 생산할 경우 기존 소각시설의 여열이용 설비보다 더 많은 전기와 열을 생산할 수 있으며, 저렴하게 생산된 에너지의 혜택을 지역사회에서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폐기물을 단순 소각할 경우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우려되지만, 폐기물 고형연료의 경우 환경오염 우려물질과 비가연성물질 등을 사전에 선별하여 법적인 품질기준으로 연료화함으로써 환경적으로도 매우 안전하다. 이를 폐기물 고형연료 전용보일러 또는 발전소 보조연료로 사용하여 전기와 열을 생산한 후 전기는 한전에 판매하고 열은 집단에너지사업자나 산업단지에 공급하므로 종전의 소각처리 방식보다는 매우 친환경적이고 안정적인 처리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사전에 재활용 가치가 있는 폐기물을 선별하여 재활용하기 때문에 유용자원의 회수와 절약에도 큰 도움이 된다.

열 공급자는 버려지는 폐기물을 전기와 열로 변환하여 수요자에게 공급하고, 수요자는 이 연료를 에너지원으로 하여 제조시설을 가동할 수 있어 기존의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가동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제조시설 가동이 가능할 것이다. 폐기물의 고형연료화는 소각'매립 개념에서 에너지 생산 개념으로 점차 인식의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폐기물 고형연료가 주요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를 절대적으로 충족시키지는 못하지만, 전용 보일러시설의 연료 또는 발전소 보조연료로서의 사용비중을 늘림으로써 에너지 부족 현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것이고, 경제적'환경적 측면에서의 장점이 극대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 폐기물 에너지화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기원하며 우리나라가 이른 시일 내에 세계적 신재생 에너지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서용칠/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장, 연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