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샛별과 멘토 세대공감] 취재후기

첼로라는 악기는 '천상의 소리'라는 뜻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인터뷰 도중 성찬 씨가 들려준 이야기다. 그의 말에 아버지는 "처음 듣는다"며 흥미로워했다. 성찬 씨는 여러 분야의 음악을 다양하게 공부했다. 11년이라는 긴 유학생활을 하면서 본인이 연주하고 있는 첼로 외에도 성악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섭렵했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성찬씨는 "사람들이 결국 흥미를 느끼는 부분은 그 속에 숨어 있는 스토리"라면서 "좋은 음악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킬 수도 있지만, 이외의 이야기들로 먼저 흥미를 끈 후 음악을 좀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성찬 씨의 접근 법에 대해 아버지는 우려를 표했다. 음악의 본질보다는 너무 흥밋거리로만 접근하는 방식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걱정이었다. 아무래도 어쩔 수 없는 세대 차와 사고방식의 차이가 불거지는 대목이었다.

이제 막 유학생활을 마치고 고향인 대구로 돌아와 음악 활동을 성찬 씨는 가장 좋아하는 연주곡으로 '쇼스타코비치의 콘체르토'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남성다움이 가득 묻어 나며 처음부터 끝까지 첼리스트가 단 한 번도 쉬지 않기 때문에 정말 체력적으로도 힘든 곡이기도 하다. 이런 곡을 꼽은 그에게서는 젊은 패기가 넘쳐 흘러 보였다. 하지만 평생을 음악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는 '슈만의 첼로 콘체르토'를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갖고 멜로디 속에 애잔함이 묻어 있어 좋다고 했다. 이제는 한발 물러나 삶을 관조하는 그의 여유가 엿보였다.

한자리에 앉아 '음악'을 논하는 인터뷰 자리. 이제 음악계 원로로 자리 잡은 아버지와 갓 활동을 시작한 아들은 당연히 일정 부분 세대 차를 드러냈지만 아들은 아버지에게 무한한 존경을, 그리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끝없는 애정과 기대를 아낌없이 드러내며 서로의 길을 응원했다. 아무래도 무뚝뚝한 경상도 사내들이다보니 다정다감하지는 않았지만 깊은 속정으로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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